
DB손해보험이 펫보험(반려동물 보험) 특화 상품 라인업 구축을 위해 결성한 '펫보험 태스크포스(TF) 협의체'의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에만 펫보험 특약 관련 배타적 사용권 신청만 4번째에 이를 정도로 상품 개발에 공을 쏟는 모습이다.
12일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배타적 사용권 신청 횟수는 22건이다. 이중 펫보험과 관련있는 특약은 DB손보에서 신청한 4건이 전부다. 배타적 사용권은 창의적인 보장이나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적인 판매권을 제공하는 제도로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불린다.
현재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DB손보를 비롯해 대형 손보사들이 뒤를 쫓는 구도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며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관련 보험 시장의 규모도 날로 커지는 양상이다.
더욱이 이달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도입을 공약하며 펫보험에 관심을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료 항목별로 표준수가가 도입되면 병원 간 진료비 격차가 줄어 보험료 산정과 정산 구조가 투명해진다"며 "이 제도가 안착하면 펫보험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펫보험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DB손보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장기상품팀, 장기 언더라이팅 기획팀, 마케팅전략팀 등이 참여해 관련 상품 개발 TF 협의체를 결성했다. 협의체에서는 소비자니즈를 반영한 펫보험 관련 신규 보장영역 발굴과 보장구조 및 판매방법을 논의해왔다. 또 위험률 개발을 위해 보험RM(리스크 관리)팀, 계리지원 부서 등과 통계 산출에도 공들이며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DB손보는 올해 1월에 반려견의 무게에 따라 반려동물위탁비용 보장한도 차등화 상품을 개발해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같은 달 반려인이 입원 이후 상급종합병원에 통원하는 시기에 반려동물 위탁 공백을 보장하는 특약으로도 배타적 사용권 6개월을 부여받았다. 이어 지난달에는 개물림사고로 동물보호법, 형법에 따른 벌금형을 확정받았을 때 실손으로 보장받는 특약을 선보이며 역시 6개월을 획득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11개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한 펫보험 상품 보유계약건수는 13만2764건으로, 2023년 10만9088건을 이미 넘어섰다. 2018년 7005건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그럼에도 국내 등록된 반려동물 수 대비 보험계약 비율은 약 1.7%에 불과하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펫보험은 가입대상과 상품 종류가 거의 개나 고양이에 한정돼 있는 편"이라며 "스웨덴, 영국, 노르웨이 등 펫보험이 활성화된 국가에서는 가입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펫보험 실적은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DB손보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B손보가 이달들어 새롭게 신청한 특약은 반려동물이 개물림사고를 일으켰을 때 반려동물의 행동교정 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DB손보 관계자는 "공격성이 강한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훈련을 진행해, 이를 개선하면 올바른 양육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며 "시도자치별 문제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올바른 반려동물 양육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보험 가입으로) 훈련비용의 부담이 줄면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반려동물 교육에 대한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등 동물 훈련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증가한 점을 상품 개발에 반영해 동물복지 향상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부연했다.
업계는 DB손보의 이런 행보를 2023년과 지난해 여성 건강보험 상품과 관련해 배타적 사용권 10건 이상을 획득하며 여성전문 보험사로 거듭난 한화손해보험의 사례와 유사하게 보고 있다.
한화손보는 나채범 대표 부임 이후 펨테크 연구소를 설립, 여성과 관련된 생애주기를 연구하는 조직을 결성했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 차병원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부가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상품 개발과 판매를 넘어 후속 서비스까지 제공, 여성 고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DB손보도 올해 3월 인공지능(AI) 기반 반려동물 홈케어 솔루션 '라이펫'을 운영하는 십일리터와 '라이펫 펫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보장 범위 다각화를 추진했으며, 같은 달 수의사가 만든 반려동물 전용 헬스케어 플랫폼 '온힐'과 동물병원 협력 기반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MOU를 맺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DB손보가 TF를 구성한데 이어 관련 업체와 MOU를 활발히 맺는 것을 보면 한화손보에서 여성 특화 보험 상품 출시를 위해 해왔던 움직임과 유사점이 있다"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부가서비스 강화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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