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텔레그램의 수상한 방들‥대놓고 구매·인증 후기

이지은 2023. 3. 14. 20: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국내로 몰래 들여온 마약은, 은밀하지만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거침없이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을 이용해 필로폰을 대량으로 거래해 온 조직원 5명을 검거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소화기 바닥에 손가락만 한 크기로 싸여진 무언가가 붙어있습니다.

건물의 소화전 위, 배전함 덮개에서도 비슷한 게 발견됩니다.

마약 판매자들이 숨겨놓은 필로폰입니다.

구매자들로부터 암호화폐 등을 받고 마약을 숨긴 곳을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판매자들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빌라 계단이나 수도 계량함 같은 곳에 마약을 숨겨둔 뒤 구매자들에게 장소를 안내했습니다.

이들이 마약을 거래한 텔레그램 대화방.

곳곳에 필로폰 구매 인증 사진이 가득합니다.

"없는 줄 알고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저희는 실수 안 한다" 같은 대화가 눈에 띕니다.

주사기 등을 이용해 필로폰을 투약하는 사진도 보입니다.

현재 참여자 3백여 명에 확인되는 거래 관련 글만 870여 건.

"이번엔 좀 위험한 것 같았다", "매번 느끼는 건데 빨리 잘 가져간다" 같은 소감이 오가는 등 반복적으로 거래가 이뤄진 정황들이 확인됩니다.

마약 포장지에는 특이한 모양의 그림이 그려진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마약 조직에 속한 판매자들이 상표처럼 조직의 문양을 표시해 홍보에 활용한 겁니다.

[윤흥희/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 "과거에는 인편으로 주고받고 그렇게 거래가 많은데 지금은 던지기 수법을 많이 쓰고 있잖아요. 그만큼 마약 사용자들이 판매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경찰은 해당 조직원 다섯 명을 검거하고, 4년여 전 필리핀으로 달아난 30대 주범에 대해 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또 다른 조직원들이 새로운 텔레그램 방을 열어 이벤트까지 하며 거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마약 판매 72.8%가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10대 중학생이 텔레그램으로 필로폰을 사서 투약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 측에 마약 판매글 차단과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텔레그램은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 취재 : 장영근 / 영상 편집 : 조아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 취재 : 장영근 / 영상 편집 : 조아라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64002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