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만 뱉고 안 헹구는 외국 양치법의 진실

이 영상을 보라. 해외 영화를 보면 양치질을 하다가 거품을 뱉더니 그냥 나가는데 게다가 외신 기사에도, 치약에도 ‘물로 입을 헹구지 마세요’라고 정확하게 적혀 있다. 유튜브 댓글로 “왜 외국영화에서는 양치하고 헹구지 않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화 차이라는 건데, 서울시치과의사회에 물어봤더니 치약에 포함된 불소 성분을 남기는 게 좋다는 인식이 해외에선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불소가 치아 표면에 남아있을수록 치아의 에나멜층을 부식시키는 산에 저항성이 생겨 충치를 막아준다는 것.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심동욱 홍보이사
"불소를 완전히 헹구지 않는 거는 불소 끼를 남기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되고요. (불소가) 코팅되게 기다리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피부에 연고를 발랐는데 손을 씻으면 안 되잖아요. 치료 중에 불소도포라는 게 있습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불소 도포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저희 때는. 그거는 삼키면 안 되는 불소를 쭉 전체를 도포합니다. 그리고 한 2분 정도 기다리게 해요."

그러니까 외국은 치약을 남겨서 불소 도포 시간을 늘리는 데에 집중하고 우리나라는 삼키지 않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건데, 실제로 외국에서는 치약에도 ‘헹구지 마세요(avoid rinsing your mouth)’라고 적혔지만 우리나라 치약에는 ‘삼키지 마세요’라고 적혀있다. 

미국 CNN방송에서는 ‘양치하고 입을 헹구는 건 불소를 씻어내는 것’이라며 ‘충치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입 안을 여러 번 헹구는 걸 권장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봤는데, 서울시치과의사회 심동욱 이사는 불소의 독성을 감안해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권고해왔던 게 굳어진 거라고 했다.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심동욱 홍보이사
"부모님들은 빨리 일찍부터 칫솔질을 해주고 싶은 거예요. 저희는 (아기들에게도) 불소를 어느 정도 포함이 된 치약을 권하거든요. 농도에 따라 아주 불소는 독성이 아주 강합니다. 저희가 어머님들한테 주의를 줄 때 뭐 주의를 주냐 하면 ‘치약을 삼키지 말라’고 해요. 어렸을 때부터 이제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이제 치약이 입안에서 삼켜지지는 않아야 되기 때문에 헹궈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당시 당연하게 되어 온 거죠. 치약이 좀 달달해서 그거를 일부러 삼키는 심지어 먹는 친구도 있고 그랬어요."

하지만 불소도 농도에 따라 독성이 달라지지만, 뱉고 남은 불소를 먹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뜻하는 케미컬 포비아(Chemical Phobia) 현상이 퍼진 탓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살충제 계란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일상생활에서 화학물질을 쓰는 것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심해졌다. 최근에도 제로 음료의 달콤한 맛을 책임지는 아스파탐이 발암물질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그러고보면 한국의 양치문화와 외국의 양치문화가 또 다른 걸로는 외국인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있다. 불특정다수가 왔다갔다하는 공간에서 거리낌없이 이를 닦는 우리와 달리 외국인들은 양치질을 매우 사적인 행동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양치하는 걸 보는 것도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어쨌든 양치하고 입을 헹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실제로 3일 동안 안 헹구고 자봤는데 자면서 이거 뭔가... 치아는 좋아지는 기분(?)이 드는데 입과 목이 건조해서 힘들었다. 양치 후 헹구지 않았을 때 어떤 문제가 있진 않은지 물어봤는데, 불소의 독성 문제보다는 오히려 치약에 있는 계면활성제가 구취를 악화시키고 입을 건조하게 만든다고 한다.

서울특별시 치과의사회 홍보이사 심동욱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남기는 것도 그다지 좋은 건 아니에요. 이거를 이제 어느 정도 이제 과학적으로 봤을 때는 그 치약에 들어가 있는 계면활성제라든지 아니면 방부제 성분이라든지 그런 부분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구취를 더 악화시키고 구강 건조를 좀 더 유발한다고..."

마지막으로 안 헹궜을 때 좋은 경우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심동욱 이사는 미백 치약이나 불소치약 잇몸 관리 치약의 경우에는 최소한만 헹구라고 권고했다.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 심동욱
"우리나라처럼 완전히 헹궈내는 것이 또 좋으냐. 저는 반드시 그것도 좋은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왜 그러냐 하면 요즘 치약에는 기능성 치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백 치약도 있고 그 다음에 이제 불소치약도 있고 그다음에 잇몸 관리 치약도 있고 그 성분들이 어느 정도 기능을 하려면 남아 있으려면 입 안에 너무 많이 헹궈내도 좋은 것 아닌 거예요. 최소한으로 어느 정도 헹궈내는 정도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