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클라우드 성장했지만 콘텐츠 부진…왜

KT클라우드의 '가산 IDC' 조감도. 가산IDC는 지상 10층, 지하 5층 규모로 오는 2025년 서울시 금천구에 준공될 예정이다. /사진제공=KT클라우드

KT가 클라우드 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콘텐츠에서는 부진했다.

8일 KT의 올해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주요 그룹사 중 KT클라우드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KT클라우드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2070억원을 기록했다. KT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CSP)로 주로 KT 그룹사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매출을 낸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토종 CSP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시 필요한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취득하고 공공기관들에게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글로벌 CSP들은 CSAP를 취득하기 어려워 공공시장에는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수도권 7개를 포함해 전국 주요 지역에 13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모기업 KT가 과거 한국통신 시절부터 전국 각지에 탄탄한 영업망을 보유한 것도 강점이다.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오랫동안 다진 영업망을 더해 전국 공공기관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칠 수 있다.

KT가 최근 글로벌 CSP이자 AI 강자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KT클라우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KT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처럼 특히 보안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사들에게는 KT클라우드의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상대적으로 보안에 있어 덜 민감하면서도 유연한 인프라 운영과 글로벌 진출이 더 필요한 민간 기업들에게는 MS의 클라우드 인프라 '애저(Azure)'를 공급하며 투트랙 전략을 펼칠 수 있다.

KT 주요그룹사들의 3분기 매출(단위:십억원) /자료=KT

KT클라우드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KT그룹의 콘텐츠와 디지털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콘텐츠 자회사들은 3분기에 부진했다. 나스미디어(플레이디 포함)와 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스토리위즈 등)를 필두로 한 콘텐츠 자회사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한 156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는 콘텐츠 자회사들의 매출(1911억원)과 KT클라우드의 매출(1938억원)이 비슷했지만 1년 사이에 양쪽의 성적이 이렇게 갈라졌다.

나스미디어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55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줄었다. 대내외 경기침체로 인해 광고주들이 광고비를 축소한 영향이 컸다. KT의 미디어·콘텐츠 중간지주사 KT스튜디오지니는 KT스카이라이프의 스카이TV 등과 함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많은 투자를 수반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높지않아 높은 이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만큼 꾸준히 투자를 할 수 있는 경영진의 뚝심과 자금력이 필요하다.

KT 주요 그룹사 중 BC카드와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4% 감소했다. 부동산 사업을 영위하는 KT에스테이트가 그나마 3.6% 증가한 1475억원의 매출을 냈다. 하지만 KT에스테이트는 주요 그룹사 중 매출 규모가 작은편이다.

KT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6546억원, 영업이익 46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노사의 임금협상에 따른 비용이 올해는 2분기에 조기 반영되면서 3분기에는 영업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3분기 부채비율은 122.8%, 순부채비율은 30.3%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p, 8.2%p 감소했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