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요? 이제 관심 없어요” 차가웠던 그때 그 레전드, 지금은 왜 "존경한다" 180도 바뀌었나

김태우 기자 2025. 8. 3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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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를 이끌어가는 살아있는 전설들인 클레이튼 커쇼와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를 둘러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쟁탈전은 말 그대로 역대급 드라마였다. 선수가 구단을 고르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구단들의 애타는 구애는 전례 없는 규모로 이어졌다.

오타니는 당시 만 25세 이하 선수였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계약이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 신분이다. 구단들은 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 보너스풀 한도에서 계약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보너스풀은 구단마다 별 차이가 없었다. 오타니도 이를 알고 있었다. 1년 더 기다려 FA 계약을 한다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지만, 1년이라도 더 빨리 큰 무대에 나가 자신의 꿈을 좇으려 했다.

이 때문에 오타니 영입전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구단들이 얼마나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중요한 게임이었다. 각 구단들이 오타니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우리 구단의 장점은 무엇인지, 영입하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는 오타니가 원하는 투·타 겸업을 어떻게 밀어줄 것인지 등을 최대한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오타니에 대한 관심이 컸던 LA 다저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팀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들까지 대동해 오타니의 환심을 사려고 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끝내 다저스를 외면하고 옆 동네 팀인 LA 에인절스의 손을 잡았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 방안을 가장 설득력 있게 풀어 낸 구단으로 뽑힌다. 생활권도 좋았다. 그러자 실망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저스의 에이스이자 살아 있는 전설인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도 그랬다.

▲ 6년 만에 다시 만난 커쇼와 오타니는 서로에 대한 경의를 빼놓지 않는다

오타니 영입전에 직접 힘을 보탠 경력도 있는 커쇼는 오타니가 에인절스로 이적하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2018년 첫 맞대결 당시에는 “우리 팀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다소 차갑게 대답하기도 했다. 항상 좋은 말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커쇼의 평소 인터뷰 스킬을 볼 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인연은 결국 닿았다. 에인절스에서 6년을 보낸 오타니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에 사인하며 다저스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커쇼는 여전히 다저스에서 뛰고 있었다. 6년 전 실현되지 못한 두 선수의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두 선수는 지금 다저스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로 합심해 팀을 이끌고 있다. 커쇼가 터주대감이라면, 오타니는 현존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이자 커쇼의 뒤를 이어 팀의 얼굴이 되고 있다.

오타니는 항상 커쇼에 대한 존경심을 감추지 않는다. 그냥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고 찬사를 보낼 정도다. 오타니는 타자이기도 하지만, 선발 투수이기도 하다. 커쇼의 선발 투수 루틴을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인정했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팔꿈치 수술 복귀 후 첫 승을 거둔 뒤 “그(커쇼)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그가 등판하는 날이 그랬다. 등판일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그 집중력을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어 나간다는 것 자체로도 힘든 일”이라고 경의를 숨기지 않았다.

▲ 커쇼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역설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커쇼도 화답했다. 커쇼는 30일(한국시간) 지역 라디오국 ‘AM 570 LA 스포츠’에 출연해 오타니에 대해 “아무리 말로 들어도 실제 옆에서 보지 않으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가 매일 투수로도, 타자로도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투·타 겸업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커쇼는 “어쩌면 또 다른 투·타 겸업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오타니 정도의 레벨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분명히 그는 예외적인 재능이다. 아무도 그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고 단언하면서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즐겁고 정말로 존경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그의 피칭도 훌륭하다. 100마일의 공을 던지면서 17가지 종류의 변화구도 같이 던지는 듯한 느낌”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선발로 활약하는 오타니이기에, 커쇼가 해내고 있는 그 대단한 일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커쇼 또한 한동안 방망이를 잡고 좋은 활약을 했던 투수이기에, 오타니가 지금 해내고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안다. 다저스 팬들은 두 영웅이 앞으로도 최대한 오래 함께 하길 바라고 있는 가운데, 커쇼도 올 시즌 활약이라면 충분히 현역을 연장할 수 있다. 서로를 경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두 선수의 시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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