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공개 매수 MBK·유니슨, 경영권인수 추진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1. 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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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안정적 경영 가능해져"
MBK·유니슨 백기사로 나서
최규옥 회장, PEF와 동맹
당분간 공동경영 나설 듯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

국내 대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강성부펀드(KCGI)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는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

PEF 연합군은 당분간 기존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과 손잡고 공동경영을 펼치면서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는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에 착수한다.

우선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 회장 측의 보유 지분(20.64%) 중 10% 남짓을 시장에서 넘겨받은 후 추가로 15% 정도 공개매수해 대략 25%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PEF 연합군 측에 지분 10%를 넘기더라도 보유 중인 전환사채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이 다시 15%까지 올라오게 된다. 이 경우 PEF 연합군과 최 회장 측은 안정적인 경영에 필요한, 약 4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향후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한 상장폐지 추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등 이번 거래를 통해 PEF 연합군과 최 회장 측이 확보하게 될 지분율은 최소 40% 이상이며, 향후 상장폐지를 목표로 추가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전했다.

 PEF들이 시장에서 지분을 인수하는 주당 공개매수 가격은 19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0일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주가(16만2500원)보다 17% 높은 수준으로, PEF 연합군 측이 확보할 약 25%의 지분 거래 규모만 놓고 보면 7000억원 선이 될 전망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면서 최근 제기된 경영권 분쟁 양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행동주의 투자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는 지난해 말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5.57%를 취득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취득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한 KCGI는 올 들어서도 보유 지분을 6.57%까지 늘렸다.

 특히 지난 19일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버넌스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주주제안 활동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

 이번에 공개된 서한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이익 증대 방안 등을 담고 있다. KCGI는 이번 주주서한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주주권익 증진 △내부 통제 강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 △동기 부여가 가능한 합리적인 보수 구조 및 조직문화 개선 등을 요구했다.

 KCGI의 주주제안 소식이 알려지면서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0일 주식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2800원(8.55%) 급등한 16만2500원으로 마감됐다.

 이런 가운데 최규옥 회장과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간의 이번 거래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를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해 초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횡령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거래가 정지된 데 이어 최근 경영권 공격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최대주주 지위를 내줬지만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면서 여전히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으로 거액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킨 상태다. 196만4286주를 메리츠증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1100억원을 대출받았다.

 MBK파트너스는 세계 임플란트 판매량 1위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를 품으면서 최근 인수한 치과용 3차원(3D) 구강 스캐너 제조사 메디트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지난달 글로벌 PEF 칼라일그룹을 제치고 메디트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유니슨캐피탈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메디트는 국내외 치과 스캐너 시장에서 24%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해외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오스템임플란트와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 치과 스캐너 시장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MBK 측은 메디트가 쓰리쉐이프(3Shape)와 함께 2강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메디트는 미국과 독일, 중국에 제품 판매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했고, 100여 개국에 230곳의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독보적 1위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2019년 매출 5000억원을 처음 넘긴 후 2020년 6316억원, 2021년 8246억원으로 가파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는 세계 4위, 판매량 기준으로는 세계 1위다. 특히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은 전년보다 26%가량 증가한 2800억원 규모다. 중국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제품을 사용하는 치과는 1만4000여 곳에 달한다. 매출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은 28%다. 지난 11일 발표된 중국 물량기반조달(VBP) 입찰 1차 연도 결과에서 가장 많은 수량을 낙찰받을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997년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판매 및 치과 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을 주 사업으로 설립됐다. 코스닥에는 2007년 상장됐다.

[강두순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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