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5.18정신 헌법게재, 반대 않겠다” 여야 비판에 결국 사과
14일 김재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3월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또 “아울러 5.18정신의 헌법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12일 사랑제일교회 강단에서 전광훈 목사와 문답을 주고받았고 이 영상이 정치권에 널리 퍼졌다. 영상에서 전 목사가 “헌법에 5.18정신 넣겠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전라도 표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지지율) 10%”라고 말하자 김 최고위원이 “그건 불가능하고 저도 반대”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 목사가 “전라도한테 립서비스 하려고 한 것이지”라고 묻자 “표 얻으려 하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농담을 했고 좌중에선 폭소가 터졌다.
13일 논란이 커지자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 개인 의견”이라며 “지금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지 않나. 지금 바로 개헌할 듯 이야기하며 말하니까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의 공약을 ‘선거 전략’차원의 발언인 양 치부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5.18 정신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가 인정한 민주화 역사 그 자체이고 이를 토대로 윤 대통령께서 공약한 것이다. 아무리 사견이라고 해도 대통령께서 신중하게 발표한 공약을 ‘조상 묘’ 운운하며 가벼이 평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내년 총선은 이번 전당대회처럼 당원 대상 선거도 아니고 전 국민의 심판을 받는 선거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중도층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선거”라며 “김 최고위원이야 TK가 지역구라 마음이 편안하실지 모르나 우리 당내에도 호남, 수도권 등 험지에서 온갖 어려움에 맞서며 고군분투하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날 아침에는 김병민·조수진 최고위원 등 지도부 내 다른 멤버까지 “적절치 않다”며 완곡하지만 분명하게 비판을 가했다.
이처럼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김 최고위원도 논란 발생 하루만에 발빠르게 사과한 것은 이번 사안이 윤 대통령의 공약과 연결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실로의 이전에서 알 수 있듯 윤 대통령은 약속을 중시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약을 지키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 지도부의 수석 최고위원이 이를 사실상 부정해버렸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도 당장 공약의 진정성으로 연결시키며 김 최고위원은 물론 김기현 대표와 윤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판해 김 최고위원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현 대표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본인을 밀었다고 주장하는 전광훈 목사 눈치를 보는 것인지 당내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고 한다”며 “김광동 진실과화해위원장은 한술 더 떠 5.18 북한 개입 가능설을 재차 밝혔다. 헬기사격이 허위라고까지 주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 정부 구성 면면을 보면 극우 유튜버인지 국정 맡을 책임자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은 답해라. 표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했나”며 “헌법 수호 입장을 국민께 밝혀라.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면 김광동 위원장을 즉각 해임시켜 5.18 정신을 헌법에 수용하고 김 최고위원 또한 윤 대통령이 직접 사퇴를 요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광동 위원장 발언까지 엮여 출범한지 얼마 안되는 김기현 체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자 빠르게 사과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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