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경보, ‘사망위험’ 줄이기 위해 섭취량 늘려가야

- 성인 평균 비타민 D 섭취량, 권장 기준치에 비해 훨씬 미달
- 일시적으로 높이는 건 어려우므로, 다양한 경로로 조금씩 늘려야

지난 10일(화),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충분하면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을 영양 및 식이요법 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뉴트리션(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충분히 높으면 사망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반대로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부족하면 사망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진다. 비타민 D 농도가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면역 기능 저하, 뼈 건강 저하, 암 발생 위험 증가 등이 꼽힌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성인들의 비타민 D 섭취량은 매우 부족한 편에 속한다. 관련 통계 자료 등을 활용해 그 현실을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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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D의 역할

비타민 D의 개념과 역할부터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비타민 D는 체내 칼슘 대사를 조절하여 뼈의 성장 및 재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주로 햇빛에 노출됨으로써 피부에서 합성되며, 해산물, 버섯, 기타 유제품 등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암, 심혈관계 질환 등과도 관련이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한 임상 시험에서는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함으로써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의 위험이 23% 감소했다는 결과를 내놓은 적도 있다.

이는 비타민 D 부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종에 따라 구체적인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충분한 비타민 D 섭취가 암 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다’라는 점은 신뢰할 만한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비타민 D가 과다할 경우 부작용도 존재한다. 비타민 D가 과도하게 섭취될 경우 체내 칼슘 농도가 함께 높아져 구토, 갈증, 빈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동향을 보면 비타민 D의 과다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부족으로 인한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 D 섭취량 부족한 경우 많아

2022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전체에서 평균적인 비타민 D 섭취량은 권장 기준치 대비 29.4%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장량의 3분의 1도 안 되는 섭취량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세밀한 수치를 살펴봐야 알 수 있다.

국민건강통계에서 기준으로 삼은 비타민 D 섭취량은 일일 10㎍(마이크로그램)이다. 흔히 국제 단위로 사용하는 IU로 변환할 경우, 1 IU는 0.025㎍에 해당한다. 즉, 1㎍이 40 IU에 해당하므로 10㎍은 400 IU로 볼 수 있다. 성인들은 이중 29.4%를 섭취한다고 했으니, 평균 3㎍(120 IU) 정도를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 10㎍(400 IU)의 비타민 D 섭취는 한국영양학회의 2020년 기준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다만, 실제 의약계에서는 400 IU라는 권장량도 ‘너무 낮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미국의 경우 일일 비타민 D 섭취량을 600~800 IU로 권장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전문가 중에서는 현재 일일 권장량의 10배에 해당하는 4,000 IU까지 섭취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4,000 IU를 기준으로 통계를 다시 해석해본다면, 일일 권장 섭취량은 100㎍이다. 이를 기준으로 국민건강통계에 따른 평균 일일 섭취율을 산출하면 2.94%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된다.

2016년부터 해마다 섭취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 출처 : 2022 국민건강통계

혈중 비타민 D 농도 낮을수록 암 사망위험 높아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사업(KoGES) 농촌기반 코호트의 약 14년간의 추적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40세 이상 남녀 18,797명의 혈중 비타민 D 농도와 사망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나타내는 nmol/L(리터당 나노몰) 값’을 기준으로 대상자들을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보다 수월한 이해를 위해 앞서 사용했던 단위인 ㎍, IU 등과 연결고리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에 의해 도출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하루 1000 IU를 섭취했을 때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약 25nmol/L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실제 섭취량에 따른 혈중 농도 변화는 개인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대략적인 수치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그룹 1은 혈중 농도 30nmol/L 미만, 그룹 2는 혈중 농도 30 이상 50nmol/L 미만, 그룹 3은 혈중 농도 50 이상 75nmol/L 미만, 그룹 4는 혈중 농도 75nmol/L 이상이다. 여기서 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30nmol/L 미만 그룹(그룹 1)을 기준으로 나머지 3개 그룹 사이의 사망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가장 낮은 그룹 1과 비교했을 때, 각 그룹의 사망위험이 각각 더 낮게 나왔다. 그룹 2는 18%, 그룹 3은 26%, 그룹 4는 31% 더 낮은 사망위험률을 나타냈다.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그룹 3에서 37% 더 낮게 나타났으며, 그룹 4에서는 45% 더 낮았다. 다만,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한편, 혈중 비타민D가 1nmol/L씩 증가함에 따른 전체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 낮은 농도로부터 약 50~60nmol/L 수준이 될 때까지는 사망위험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으며, 그 이후부터는 감소 정도가 완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최적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비타민 D 혈중 농도로는 그룹 4에 해당하는 75nmol/L이 권장된다.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났다 / 출처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부족한 비타민 D, 적절한 보충 방법은?

다소 머리가 아프지만, 다시 한 번 계산으로 돌아가보자. 국민건강통계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현재 19세 이상 성인들은 하루 평균 3㎍(120 IU)의 비타민 D를 섭취하고 있다. 이 정도 섭취량이라면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3nmol/L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위에서 분류한 ‘그룹 1’은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30nmol/L 미만인 상태’로 상대적으로 사망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장 사망위험이 낮게 나온 ‘그룹 4’의 혈중 비타민 D 농도(75nmol/L) 수준까지 높이려면 대략 45nmol/L을 추가로 필요하다. 이를 하루 비타민 D 섭취량으로 환산하면 45㎍(1,800 IU)가 된다.

다만, 비타민 D는 지용성으로 간과 지방 조직에 저장돼 있다가 필요할 때 혈액으로 방출되는 구조다. 섭취한 뒤 통상 몇 달 정도까지 체내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하루 4,000 IU를 권장하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대부분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한 문제가 흔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고용량의 섭취를 권장하는 것이다.

다만, 사람마다 비타민 D의 필요량은 다르다. 또, 특정 건강 문제로 인해 고용량의 섭취가 적절하지 않거나, 더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당장 매일 고용량의 비타민 D를 추가 섭취하기보다는 조금씩 섭취량을 늘리는 방향이 권장되며, 고용량 섭취에 관해서는 전문가 상담을 먼저 받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 D, ‘햇빛’이 가장 효율적

흔히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음으로써 보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양한 변수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봤을 때, 약 30분 정도 자외선(UV-B)에 노출되면 약 1,000~2,000 IU의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 톤이 밝으면 멜라닌 색소가 적어 더 많은 자외선을 받아들일 수 있고, 노출된 피부 면적이 넓으면 더 많은 비타민 D가 합성된다. 계절에 따라, 혹은 날씨 및 시간대에 따라 자외선 발생량이 달라지므로 비타민 D 합성량에는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30분 노출 시 여러 변수에 따라 1,000~2,000 IU 범위 혹은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비타민 D가 생성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 햇빛에 노출되는 것이 부족한 비타민 D를 보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 D의 양은 무척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유 한 잔에는 약 3㎍(120 IU)의 비타민 D가 들어있다. 30분 일광욕 수준의 비타민 D를 우유로 얻기 위해서는 약 8잔~15잔의 우유를 섭취해야 한다. 같은 원리로 참치 통조림은 하나에 약 5㎍(200 IU)가 들어 있으므로 5~10개, 정어리 통조림은 하나가 약 10㎍(400 IU)이므로 3~5개를 섭취해야만 일광욕과 유사한 수준의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타민 D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량의 야외 활동을 기본으로 하고, 음식과 영양제 등을 활용해 약간의 보충을 더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비타민 D의 혈중 농도는 건강검진에서 시행되는 혈액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혈중 농도가 부족한 경우라면, 야외 활동과 영양 섭취 면에서 부족한 바가 없는지 생활습관을 되돌아보고, 적절한 보충 계획을 수립하기 바란다.

비타민 D 공급원은 다양하다. 햇빛을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므로, 하루 30분 정도 야외활동을 꾸준히 하도록 하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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