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몰라요"...장애인에게 여전히 높은 '참정권 행사'

박가영 2026. 6. 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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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 참여는 만 18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데요.

하지만 장애인들은 공약을 제대로 아는 것도, 직접 투표하는 것도 여전히 쉽지가 않습니다.

소중한 한표 행사를 가로막는 참정권의 문제점을 박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년 전 시력을 잃은 한수경 씨, 하얀색 종이를 손끝으로 더듬습니다.

"점자형 선거공보물."

이번 6.3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의 점자 공보물입니다.

USB를 노트북에 끼우자 흘러나오는 음성, 역시 후보자 공약이 담긴 디지털 파일입니다.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 대구광역시장 선거. 뒷줄."

모두 시각장애인들이 선거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문제는 모든 후보가 이런 공보물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초단체장 후보까지는 점자형 선거공보나 디지털파일 USB를 의무로 제출해야 하지만,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은 의무가 아닙니다.

[김선옥/대구시 파동 "저 같은 경우는 없는 분 거는 포기하는 거죠. 일단은 점자든 메모리 카드든 QR 코드든 개인 성향이 다르니까 다 있어야 될 것 같고요."]

실제 이번 선거에서 점자 공보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 제출률을 보면, 광역의원의 경우 대구 35%, 경북은 7.9%, 기초의원은 대구 21%, 경북은 4.6%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 28일,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은 모든 선거 후보자에게 점자형 선거공보와 디지털 파일 USB를 제출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조남현/대구점자도서관 도서제작팀장 "후보에 대한 공약이라든지 정보 접근에 있어서 시각장애인 유권자들이 정보를 모르고 투표소에 들어가는 투표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요."]

참정권 행사의 어려움은 장애 유형을 가리지 않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동안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대구 지역 투표소 150곳 중 12곳에 승강기가 없었고, 경사로가 없어 임시 경사로를 설치한 곳도 8곳이나 돼, 지체장애인들이 투표에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사전투표소 출구에 설치된 임시경사로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너비다 보니 실제로 휠체어가 다니기는 어렵습니다."

발달장애인 역시 투표 절차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조인이 필요하지만, 관련 법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어 혼선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민호/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 "비장애인들의 참정권은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다고 하지만, 장애인들 참정권은 아직까지도 부족한 점이 많아서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들이 지금 매년 반복되고 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 동등한 유권자로서 참정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TBC 박가영입니다.(영상취재 박종영, CG 김세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