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의 ‘드라이빙’] GMC 아카디아, ‘미국차’ 감성 곳곳에

GMC 아카디아는 쉐보레 트래버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 시사위크

제너럴모터스(GM) 계열 브랜드 중 픽업·SUV 전문 브랜드인 GMC의 대형 SUV ‘아카디아’가 올해 1월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론칭했다.

지난해까지는 ‘시에라 드날리’ 픽업트럭 단일 모델만 판매하던 GMC가 대중성을 높인 대형 SUV 아카디아까지 들여와 더 많은 소비자를 공략하려 힘쓰는 모습이다.

GMC 아카디아는 쉐보레 트래버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대형 SUV로,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는 ‘트래버스 대체제’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GMC 아카디아는 GMC 패밀리룩을 적용한 디자인과 미국 감성을 한 스푼 더 얹은 느낌으로 쉐보레 트래버스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내는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까.

◇ 미국차다운 존재감… ‘멧돼지’ 같은 육중함

GMC 아카디아 후면은 단정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 시사위크

아카디아를 처음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차체와 강한 인상이다.

전면부 대형 라디에이터그릴과 반짝이는 크롬 장식, 그리고 높은 보닛과 각진 차체 라인은 미국 대형 SUV 특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날렵함보다는 힘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커다란 차체와 큼지막하고 번쩍이는 라디에이터그릴, 좌우에 덩치와 달리 찢어진 헤드램프와 헤드램프부터 아래로 꺾여 내려가는 주간주행등을 보면 ‘멧돼지’ 같은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로 투박하면서 강인한 인상이다.

특히 최근 유럽 SUV가 공기역학을 고려해 물 흐르듯 곡선미를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GMC 아카디아는 멧돼지 같은 느낌이 드는 차량이다. / 시사위크

실제로 덩치도 멧돼지만큼 크다. GMC 아카디아는 차체 길이가 약 5.2m(5,160㎜), 차폭(너비)은 2m 이상(2,020㎜), 높이도 1.8m 이상(1,815㎜)에 달한다.

앞뒤 타이어 사이 거리는 3m가 넘어(3,072㎜) 겉에서만 보더라도 실내 공간이 널찍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요소다.

이러한 크고 근육질 스타일의 디자인은 GMC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이다. 세련된 도심형 SUV보다 미국 대형 SUV 특유의 위압감과 존재감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 요소가 될 수 있다.

◇ 넉넉한 공간과 뛰어난 활용성… 편의 기능은 다소 부족

GMC 아카디아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탑재돼 3열 탑승 시에도 개방감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 시사위크

실내 공간은 아카디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시승 모델인 GMC 아카디아 드날리 모델은 좌석 배치가 ‘2·2·3’ 구조로 돼 있고, 1열과 2열 시트는 두툼하게 설계됐음에도 실내 공간은 아주 여유롭게 느껴졌다.

2열 시트를 앞으로 바짝 당겨 앉아도 1열 시트 후면에 무릎이 닿지 않고, 3열 공간에도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좌우 전부 등받이를 앞으로 젖혀 접을 수 있는데, 3열에 앉아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GMC 아카디아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2열을 접고, 3열 시트에 앉아 다리를 뻗을 수도 있다. /시사위크

특히 큼지막한 파노라마 선루프는 탁 트인 개방감을 더하는 요소로, 3열까지 좌석이 설치된 ‘큰 차’라면 필수 옵션이다. 3열에 탑승하면 2열 시트로 인해 시야가 약간 가려지면서 답답한 느낌도 드는데, 파노라마 선루프 천막을 걷으면 답답함이 조금은 줄어든다.

수납공간 구성도 미국 SUV답다. 1열 사이 센터콘솔 하부 수납공간과 콘솔박스, 그리고 도어포켓 등 널찍한 수납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특히 요즘 차량에서는 보기 힘든 선글라스 보관함도 룸미러가 설치된 1열 천장 부분에 마련됐고, 2열 탑승객 편의를 위한 2열 컵홀더가 1열 콘솔박스 후면에 2구 설치됐다.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만족도가 높은 부분이다.

GMC 아카디아 실내 주요 수납 공간. / 시사위크

다만 9,000만원에 가까운 가격대를 고려하면 편의사양 구성은 아쉬움이 남는다.

주행 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작동 여부와 무관하게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은 지원하지만, ‘차로 중앙 유지 보조 기능’은 빠져 있어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운전자 보조 기능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또한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도심 주행에서 유용한 ‘오토홀드’ 기능도 적용되지 않았다. 신호 대기가 많은 환경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계속 밟아야 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윈도우 조작 기능도 반쪽짜리다. 운전석에서 모든 좌석 창문을 내릴 때 창문 레버를 한번만 조작하면 끝까지 한 번에 내릴 수 있지만, 올릴 때는 원터치 파워윈도우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버튼을 계속 당기고 있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동급 차량들이 대부분 원터치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구성이다.

GMC 아카디아에는 후방 카메라 룸미러가 탑재됐고, 선글라스 보관함도 마련됐다. 메인 터치 디스플레이에서는 티맵 내비게이션이나 주차 시 360도 서라운드 뷰를 활용해 주차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 / 시사위크

그나마 만족스러운 옵션은 ‘티맵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고장나더라도 길 찾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열 통풍·열선시트, 운전석 메모리 시트 기능도 만족스러운 옵션 중 하나다.

◇ 묵직한 승차감과 정숙성… 큰 덩치 대비 엔진은 아쉬워

GMC 아카디아는 차체 길이가 5m 이상에 달하는 대형 SUV다. / 시사위크

주행 감각은 GMC라는 브랜드 성격을 잘 보여준다. GMC 아카디아는 공차중량이 2.2톤 이상에 달하는 육중한 체중을 자랑한다.

이러한 만큼 스티어링휠 조작 시 약간 무거운 느낌이 많이 느껴지고,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 떨림이 적어 안정적인 주행감이 만족스럽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의 실내 유입도 크지 않다.

정숙성이 뛰어난 만큼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제격이며, 큰 차체에서 오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은 장거리 운행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가속력’은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다. GMC 아카디아는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고, 8단 자동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최고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332마력, 45.1㎏·m로, 직접적인 경쟁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GMC 아카디아 트렁크 공간 및 트렁크 하부 수납함(왼쪽 아래). 그리고 3열 가운데 자리에 앉아 다리를 뻗은 모습(오른쪽 아래). / 시사위크

하지만 2,260㎏, 성인 1명이 탑승하면 2.3톤이 넘는 육중한 대형 SUV를 빠르게 움직이기에는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큰 불편이 없지만, 추월 가속이나 오르막 구간, 뻥 뚫린 구간에서 속도를 높이려 할 때는 육중한 차체 무게가 느껴진다.

빠르게 속도를 높이며 치고 나가는 것보다는 서서히 속도를 높이는 크루저에 가까운 성격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일상 구간에서 가속이 굼뜨다’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또 덩치가 큰 만큼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불편함이 적지 않다. 아파트 단지나 지하주차장 주차공간은 GMC 아카디아에게는 언제나 좁다.

GMC 아카디아 실내 1열. / 시사위크

GMC 아카디아는 ‘효율적인 패밀리 SUV’보다는 크고 편안한 차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제격이다.

미국식 SUV의 가장 큰 특징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경쟁모델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같은 값이지만, 더 큰 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MC 아카디아 시승 간 평균 연비. / 시사위크

연비(연료효율)는 그나마 생각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시승 간 평균 연비는 9∼10㎞/ℓ 사이를 꾸준히 유지했다. 큼지막한 크기와 무거운 덩치를 감안하면 연비는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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