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채권, 새도약기금으로···대통령 공개 질타 후 정리에 '쓴소리'
카드 대란 부실 관련, 20년 넘게 남아

금융회사들이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넘기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상록수의 장기 연체채권 추심을 "원시적 약탈 금융"이라고 비판한 직후 은행·카드사들이 잇달아 매각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통령의 공개 질타 이후에야 움직인다는 쓴소리가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이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가운데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을 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나머지 지분을 가진 대부업체들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록수는 2003년 10월 카드 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금융권이 만든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로 회사 지분의 약 70%를 △신한카드(30%) △하나은행(10%) △IBK기업은행(10%) △우리카드(10%) △국민은행(5.3%) △국민카드(4.7%) 등 제1금융권이 가지고 있다.
금융권의 이번 조치는 이 대통령의 공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엑스(X)에 상록수 관련 보도를 인용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 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라고 비판했다.
새도약기금은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의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무담보 채무를 매입해 추심을 중단하고 상환능력 심사 결과에 따라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면 대상 차주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된다. 이후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조정과 분할 상환이 진행되며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능력이 없는 차주는 1년 이내 채권이 자동 소각된다.
그러나 상록수 보유 채권은 그동안 새도약기금에 편입되지 않았기에 관련 연체채권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보도에 따르면 23년 전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9만명의 7000억원 상당 연체채권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상록수는 최근 5년간 420억원가량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포용 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잇속'을 위해 20년 넘게 취약 차주를 '빚의 굴레'에 밀어 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장기 부실채권 관리 사각지대?
금융권의 이번 매각 결정은 채무자 구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금융권이 먼저 정리해야 했을 문제를 정치권의 압박 이후에야 처리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 채권 매각 문제를 넘어서 장기 부실채권 관리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도약기금은 이미 2026년 3월 말 기준 8조2500억원 규모, 65만명의 장기 연체채권을 인수했고 사회취약계층 보유 채권 등 1조8000억원 규모, 20만명분 채권을 우선 소각해 상환 부담을 완화했다. 이 외에도 20년 이상 초장기 연체채권을 보유한 민간 배드뱅크에도 협약 가입을 요청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번 상록수 사태처럼 금융권이 출자한 민간 법인이 기금 체계밖에 남을 수 있었다는 점은 제도 설계와 감독 모두에서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무담보 채권의 경우 대체로 20년 이내에 소멸시효가 도래하지만 상록수는 후순위채 만기를 두 차례 연장해 운영 기간을 2027년까지 늘렸다.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하는 것보다 상록수 회수를 통해 받을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금융권이 이득을 위해 취약 차주의 빚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포용 금융을 위해서라도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도약기금= 금융당국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7년 이상 연체되고 5000만원 이하의 무담보 채권을 매입하는 프로그램. 자율 협약에 참여한 금융회사가 보유한 연체 금융채권을 대상으로 한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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