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득표, 수학적으로 가능"… '필즈상 허준이 父' 허명회 교수의 평가
許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SNS서 설명
"쌍둥이 득표 놀랄 일 아니다… 진정하세요"
"투표조작 의심, 통계적 관점에선 비합리적"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일부 지역에서 후보자 간 정확히 일치하는 득표 수, 이른바 '쌍둥이 득표'가 나온 데 대해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가 "수학적으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 쌍둥이 득표를 재선거 요구 근거로 삼는 것과 관련해선 '비합리적 주장'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허 명예교수는 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부친이기도 하다.
허 명예교수는 9,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인천시장 사전투표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사전투표 총 12곳(6쌍) 개표소에서 동일한 득표 수가 나온 결과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먼저 인천시장 사전 투표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송도 1동과 송도 2동에서 모두 똑같은 득표 수(3,030표와 1,440표)를 기록했는데, "놀랄 일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명의 동전던지기 결과 '일치' 확률 대입
허 명예교수는 두 사람이 동전을 던져서 앞면 횟수가 완전히 같은 비율로 나올 확률을 따지는 방식으로 '쌍둥이 득표' 현상을 설명했다. 우선 '10억 회의 컴퓨터 모의 시행을 거치면 해당 확률은 1%에 달한다'고 전제했다. 이를 인천의 137개 행정동에서 2개 동의 득표수가 일치할 확률에 대입해 보면, '통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허 명예교수는 "득표수가 완벽히 일치하는 2개 동이 발견됐다고 해서 투표 조작을 의심하나요?"라고 물은 뒤 "그 의심은 통계적 관점에선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가 총 10곳에서 동일한 득표수를 기록한 전남광주통합시장 선거도 거론했다. 두 후보가 같은 득표수를 기록한 곳은 5쌍이었다. 허 명예교수는 "인천에서 발견된 쌍둥이 하나는 그렇다 쳐도, 광주·전남의 쌍둥이 다섯은 정말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광주·전남에서의 읍면동 수가 인천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의 '쌍둥이 득표'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진정하세요. 수학적으로는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현상입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투표 용지 부족, 통계학적 무지에서 비롯"
'통계학 베테랑 교수'의 이러한 분석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더해 '쌍둥이 득표' 논란까지 맞물린 가운데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장 선거 송도 1·2동 관내 사전투표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민주당 박찬대 후보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했는데 그 확률이 5억9,000만분의 1"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남·광주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재선거 실시와 특검 수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허 명예교수 글을 공유하며 "확률을 무기로 빼 들었으면, 그 산식부터 공개하라"며 장 대표를 비판했다.
허 명예교수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본투표 투표율을 50%로 미리 예단한 것도 '통계학적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개별 투표소의 당일 투표율이 평균 50%로 예상된다 하더라도, 행정 책임자가 기준으로 삼았어야 할 지표는 '평균'이 아니다"라며 "단 한 곳의 투표소에서도 투표지가 부족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발생 가능한 '최댓값'(투표율이 치솟을 경우)을 예상하고 대비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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