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가양동 CJ부지개발 '본PF 2.8조' 4%대 조달
현대건설이 ‘가양동 CJ부지 개발’ 사업을 위해 4%대 금리로 2조8000억원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했다. 자금 확보에 힘입어 내년 3월 착공, 오는 2029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된다.
가양동 CJ부지 개발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일대에 지하7층~지상14층(3개 블록), 연면적 76만㎡의 대규모 업무·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시행은 인창개발이 각각 맡았다. 인창개발은 현대건설과 경기 파주시에서 힐스테이트 운정,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LG전자 가산연구소 등 다수의 사업을 함께하며 파트너십을 쌓아온 부동산개발사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3조원의 본PF 조달을 승인한 뒤 경쟁적인 금리 조건으로 PF 주관사를 선정했다. 본PF 차주는 인창개발이다.
인창개발은 이달 KB증권 주관으로 2조8000억원 한도의 본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본PF는 트랜치A 1조6000억원, 트랜치B-1 6000억원, 트랜치B-2 2800억원, 트랜치B-3 3200억원 등으로 각각 구성됐다. 현대건설은 후순위대출에 자금보충 등 신용보강을 약정하며 대출을 도왔다.
트랜치B 대출금 중 2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비욘드지와이제이차라는 유동화전문회사(SPC)가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비욘드지와이제이차가 비욘드지와이제일차에 2000억원을 대여하고 비욘드지와이제일차가 2000억원을 인창개발에 빌려주는 구조로 자금이 비욘드지와이제이차→비욘드지와이제일차→인창개발로 흘러간다. 비욘드지와이제이차는 20일 2000억원의 유동화사채(AB사채)를 발행했으며 만기는 2026년 12월22일이다.
트랜치B가 트랜치A보다 금리가 높게 설정되는 만큼 본PF 2조8000억원의 금리 수준은 4%일 것으로 추정된다.
AB사채의 신용등급은 현대건설의 자금보충 약정으로 AA-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SPC가 이미 발행한 AB사채를 상환할 수 없어 자금을 요청하는 즉시 부족한 돈을 보충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출채무를 인수해야 한다. 원금은 만기 일시상환이며 조기 상환할 수 없다. 이자는 1개월 단위로 선급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2019년 인창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양동 CJ부지를 1조500억원에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브리지론으로 토지매입비 등 사업비를 조달했다. 현대건설의 브리지론 연대보증 규모는 올 3분기 말 기준 1조7370억원에 이른다. 이번 본PF로 브리지론을 차환하는 만큼 현대건설의 브리지론 우발채무 부담도 줄어들었다.
인창개발은 2014년 6월18일 영업을 시작한 부동산개발사로 김영철 회장과 배우자로 추정되는 임지원 씨가 지분을 각각 절반씩 갖고 있다. 가양동 CJ부지와 LG전자 가산연구소 개발 등 사업 초기자금을 PF로 조달했고, 막대한 금융비용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3978억원의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분양과 토지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 이자율 개선을 통한 재무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동성 위험은 계획의 성패로 결정된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