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느리는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베란다의 화분을 하나씩 가져가겠다고 했습니다. 몇 달 사이에 제가 아끼던 화분이 다섯 개나 며느리 집으로 옮겨 갔습니다.저는 며느리가 화초를 좋아하는가 보다 하고 웃으며 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며느리 집에 갔다가 그 화분들을 보고 저는 목이 메고 말았습니다.

하나씩 사라진 베란다 화분
제 베란다에는 30년 넘게 키워 온 화분들이 가득했습니다. 군자란과 제라늄, 작은 동백까지 하나하나 정이 든 화초들이었습니다. 며느리는 갈 때마다 어머님 이거 하나만 주세요 하며 화분을 품에 안았습니다. 저는 아깝기도 했지만 며느리가 좋아하니 기꺼이 내주었습니다. 그렇게 베란다는 조금씩 비어 갔습니다.

며느리 집 베란다에서 본 것
몇 달 뒤 아들 집에 처음으로 하룻밤 묵으러 갔습니다. 며느리 집 베란다에는 제가 준 화분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화분마다 작은 이름표가 붙어 있었고 거기에는 어머님 군자란, 어머님 동백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며느리는 화분을 볼 때마다 어머님 생각이 나서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습니다. 시집와서 외로울 때마다 그 화분들에 물을 주며 어머님을 떠올렸다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물을 준 아침
다음 날 아침 저는 며느리와 나란히 서서 화분에 물을 주었습니다. 며느리는 어머님처럼 잘 키우고 싶다며 물 주는 법을 하나하나 물었습니다. 저는 목이 메어 대답하는 목소리가 자꾸 떨렸습니다. 화분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을 곁에 두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 저는 가장 아끼던 난초 화분 하나를 며느리에게 또 보냈습니다.

가족의 마음은 작은 물건 하나에도 깊이 담길 수 있습니다. 며느리가 가져간 화분들에는 시어머니를 곁에 두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자라고 있었습니다.오늘은 가족과 함께 화분에 물을 주며 이야기를 나눠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에게도 이런 고마운 가족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Copyright © 나를 돌보는 마음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