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그룹에 속한 두 자동차 브랜드지만 성적표는 달랐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가 판매 부진으로 고민하는 사이, 기아는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그랜저와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을 앞세워 국내 판매 1위를 되찾았지만 마음 놓고 웃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기아는 역대 3분기 최대 판매 기록까지 세웠기 때문이다.
"국민차라 믿었는데.." 현대차 판매량 16% 줄었다

현대차가 발표한 9월 글로벌 판매량은 30만7,998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4만9,022대를 판매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25.7% 줄었다.
해외 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판매량은 25만8,976대로 전년보다 13.9% 감소했다. 국내외 양쪽에서 판매가 뒷걸음질 치면서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8월보다 판매량이 42.8% 증가하며 회복 흐름을 보였다. 신형 그랜저와 아반떼가 힘을 보탰지만 지난해 수준을 되찾기에는 부족했다.
"기아는 다르네.." 3분기 판매 신기록 세운 이유

반면 기아는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9월 세계 시장에서 28만1,984대를 판매하며 지난해보다 5.1% 증가했다.
특히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84만6,764대로 역대 3분기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가 판매 감소를 겪는 동안 기아는 해외 판매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셀토스, 카니발 등 SUV와 RV 차종이 판매를 이끌었다. 기아의 9월 국내 RV 판매량은 2만9,403대로 전체 내수 판매의 약 64%를 차지했다.
"차가 안 팔린 게 아니었다.." 현대차 발목 잡은 또 다른 변수

현대차의 부진을 단순히 소비자들이 차량을 외면한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생산 차질과 영업일 감소 등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친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8월에는 노조 파업 여파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판매량이 3만4,333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9월에는 생산과 판매가 회복되며 국내 시장에서 기아를 다시 앞질렀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도 영향을 줬다. 실제로 9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시장 전체에 부담이 작용한 셈이다.
"같은 국산차인데 왜.." 소비자 선택에서 드러난 차이

눈여겨볼 대목은 두 브랜드의 인기 차종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아반떼 같은 세단에서 강점을 보였고, 기아는 SUV와 패밀리카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다졌다.
9월 현대차의 그랜저는 8,898대, 아반떼는 7,305대가 판매됐다. 반면 기아에서는 쏘렌토가 6,957대, 스포티지가 5,497대를 기록했다. 같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소비자가 선택하는 대표 모델에 차이가 나타났다.
현대차는 9월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글로벌 판매 감소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기아 역시 내수 판매는 줄었으나 해외 성장으로 이를 만회했다. 두 브랜드의 차이는 단순한 인기 경쟁을 넘어 어떤 시장에서 얼마나 팔았느냐에 따라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