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으로 연 200억 번 BJ도..."아프리카TV, 자정 노력 부족"

윤현종 2024. 10. 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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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주요 진행자(BJ)들이 후원금(별풍선)으로 버는 실수령액이 연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아프리카TV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지난해 별풍선 매출 상위 10명의 BJ에게 총 656억 원을 지급했다.

일부 후원자들은 선호하는 BJ가 해당 방송에서 퇴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빚까지 내 별풍선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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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BJ 10명, 작년 600억 이상 챙겨
10명 중 9명 '엑셀방송' 진행자
여성 집단 출연시키고 '별풍선' 순위 매겨
"선정·사행성 규제 부족" 지적
정찬용 대표 24일 과방위 국감 출석
아프리카TV에서 주로 활동하는 BJ '커멘더지코'. 아프리카TV 캡처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주요 진행자(BJ)들이 후원금(별풍선)으로 버는 실수령액이 연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돈을 번 BJ는 별풍선으로만 지난해 200억 원 이상, 일평균 5,000만 원 넘게 챙겨갔다. 이처럼 고액을 버는 BJ들은 주로 여성 여러 명을 집단 출연시켜 경쟁시키는 '엑셀방송' 콘텐츠로 거액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프리카TV의 관리 체계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아프리카TV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지난해 별풍선 매출 상위 10명의 BJ에게 총 656억 원을 지급했다. 시청자들이 돈을 주고 산 '별풍선' 후원을 현금으로 환전한 것이다. 이들의 수익은 1년 전인 2022년(214억 원)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아프리카TV BJ 커맨더지코가 수십억 원이 있는 자신의 주식계좌라고 밝히면서 금액을 공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금액을 환전한 BJ는 '커멘더지코'다. 그는 별풍선 3억 개를 받고 아프리카TV로부터 약 200억 원을 환전했다. 단순 계산하면 매일 평균 5,400여만 원씩 챙긴 셈이다. 특히 커맨더지코는 이미 올해 8월까지 별풍선 3억 개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금년도 수익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수익 BJ 상위 10명은 주로 '엑셀방송'으로 거액의 별풍선을 받고 있었다. 엑셀방송은 출연한 게스트 BJ들이 실시간으로 돈을 받는 후원금을 공개해 경쟁을 부추겨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아내도록 하는 방송을 말한다. 후원금을 '엑셀 문서'처럼 공개한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주로 남성 BJ가 진행하는 방송에 여러 명의 여성 BJ가 집단으로 출연해 '별풍선(후원)'을 받으면 춤을 추는 등의 형태로 구성된다. 일부 후원자들은 선호하는 BJ가 해당 방송에서 퇴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빚까지 내 별풍선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실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고수익 BJ 10명 중 9명이 엑셀방송 BJ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정적 콘텐츠뿐 아니라 BJ 갑질도 문제"

최근 한 유명 BJ는 엑셀방송이 아프리카TV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불법의 온상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엑셀방송이 주류가 되면서 개인 방송이 어려워지니 BJ들은 돈을 벌려고 소위 '있는 자들의 무리'에 기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마약과 성관계 요구에도 응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BJ들의 '엑셀방송' 장면. 아프리카TV 화면 캡처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아프리카 TV는 박 의원실에 "24시간 모니터링을 비롯해 AI 차단 기술을 도입해 운영 정책에 위배되는 행위가 발견될 시 즉각 조치하고 있다"고 서면 답변을 제출한 상태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이달 24일부터 열리는 과방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BJ‧시청자 간 사행성 유도와 청소년 도박 문제 등에 답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아프리카TV에서는 선정적 콘텐츠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별풍선을 통한 BJ들의 갑질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프리카TV의 자정 노력과 당국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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