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 속 '슬픈 기적' … 엄마 숨지고 탯줄 연결된 신생아만 구조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2.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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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직후 10시간 만에 발견
튀르키예 등 사망자 1만명 넘어
악천후에 수색 산 넘어 산
기적 같은 생명력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 기적적으로 태어난 신생아가 7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아프린 마을 내 어린이병원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담당 의사인 하니 마루프 씨에 따르면 이 아이는 잔해에서 발견되기 3시간쯤 전인 지난 6일 정오에 태어났다.왼쪽 사진은 이 아이가 구조되는 모습. 【AP연합뉴스·트위터 캡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8일(현지시간) 사망자 수가 1만1200명을 넘어섰다. 구조당국과 민간 구호단체 등은 악천후에도 생존자 수색과 구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열악한 현지 여건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도 사망자가 수천 명 단위로 계속 늘 것이며,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HO는 미국의 민관 합동 재난관리기구 '태평양재난센터(PDC)' 보고를 바탕으로 이번 지진으로 이재민 2300만명이 발생했다는 추산을 내놨다.

NYT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생명 구조의 '골든타임'은 1일에서 최대 3일로 알려져 있다. 지진이 일어난 지 72시간 후인 9일이면 골든타임이 지나가 버리는 셈이다. 현지에서는 특히 추위 때문에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분, 매시간이 지나면 살아 있는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다음주에 사망자와 부상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조대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진으로 도로망이 파괴된 데다 폭설이 내리는 등 악천후까지 겹쳐 구조와 구호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에는 유엔 구호물자도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유일한 전달 통로인 '밥알하와 검문소'로 이어지는 도로가 지진으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편 전날 튀르키예 국경 인근의 작은 도시 진디레스에 있는 5층짜리 주거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에서 신생아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아이가 구조된 시점은 지진이 발생한 지 10시간 만이었다. 발견 당시 여아의 탯줄은 숨진 어머니와 이어진 상태였다. 구조 직후 인근에 있던 한 이웃 여성이 여아의 탯줄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 아이의 등에 타박상이 있었고 체온은 35도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다행스럽게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은 신생아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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