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로 불리는 보고플레이 사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보고(VOGO)’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회사는 다양한 물품을 중개 판매하는 플랫폼 기업인데,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에게 대금 지급 연기를 요청한 것이 알려지면서 불거진 논란이다. 보고플레이는 고객과 판매자가 라이브 영상으로 실시간 소통하고 제품까지 살 수 있는 쇼핑 플랫폼이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으로 출발해, 2019년 독립회사로 출범한 플랫폼인데, 논란으로 인해 현재는 회사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빠르게 성장한 플랫폼, VOGO
보고플레이는 최근 최저가 커뮤니티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플랫폼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했던 덕이다. 보고플레이의 플랫폼인 VOGO의 가입자는 빠르게 증가했고, 자연스레 거래 규모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비결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 것이 첫 번째였고, 파격적인 포인트 정책이 두 번째의 요인으로 꼽힌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기술력도 물론 장점으로 꼽히지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가격’이었다. 덕분에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플랫폼을 알릴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서 파격적인 포인트 정책이 더해졌다. 100원 이상을 결제하면 상품 가격과 동일한 액수의 포인트를 환급해, 다시금 플랫폼 내에서 포인트를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었다. 덕분에 VOGO는 작년 말 기준으로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누적 거래액은 창립 초기 500억 원에서 작년 말 기준 23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드러난 보고플레이의 상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든 파격적인 포인트 정책은 결국 독이 되어 회사에 돌아왔다. 보고플레이의 동향에 이상이 감지된 것은 작년 말이었다. 보고플레이에 입점해 판매하는 협력사 직원이 올린 글이 발단이 됐는데, 바로 대금의 지급이 유보되었다는 공문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협력사의 금액 정산이 미뤄졌다는 이야기는 곧 회사의 자금이 마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협력사에서 VOGO 이용자들 사이로 퍼지게 됐다.

협력사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보고플레이는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드러난 보고플레이의 빚은 500억 원대였으며,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부채는 336억 원에 달했다. 615개 업체가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으며, 77개 업체는 그 금액이 1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논란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투자금 대부분이 소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플레이측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추가 투자 유치를 이야기했다.
머지포인트 사태를 떠올리는 이들
드러난 어마어마한 부채에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보고플레이가 만성적인 부채에 시달려 온 것은 아니었다. 공개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의 운영에는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 매출이 감소하면서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공격적으로 전개한 프로모션의 비용이 회수되지 못했고,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순식간에 회사의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이 밝혀지면서 VOGO 이용자들 사이에서 ‘머지포인트’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머지포인트는 선불 충전금 결제 시 무제한 20% 할인율을 적용하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순식간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이후에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머지포인트 이용자들이 피해를 겪게 됐다. 대규모 환불 사태가 벌어졌고 아직까지도 많은 이용자들이 적립된 포인트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으며, 주요 경영진은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으로 실형을 구형받는 상황까지 몰린 바 있다.
머지 사태와 같다고 볼 수 있는가
보고플레이는 곧 머지포인트와 비견되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적립된 포인트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측면에서 VOGO의 논란과 머지포인트의 궤는 같다고도 볼 수 있다. VOGO 이용자들이 적립한 현금성 포인트는 약 12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VOGO에서 포인트를 이용해 상품을 결제하면 자동 취소가 이뤄지는 상황이라, 사실상 이용자들은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근본적으로 두 사태는 같은 사태로 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렇지는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현금을 내고 충전하는 형태의 시스템이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돌려막기식으로 63만 명에서 2663억 원의 머지머니를 판매해 문제가 됐다. 하지만 VOGO는 포인트를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라 상품 구매의 리워드로 지급해 왔기에, 머지포인트와 같은 돌려막기식 영업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금번 보고플러스의 사태는 기획된 사기가 아니라 프로모션의 실수에 가깝다.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전개됐고, 잘만 풀렸다면 추가 투자를 유치해 지금도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외형 확대는 제대로 된 결실을 보지 못했다.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감소, 급격한 거래액 감소로 인한 현금흐름 경색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사태를 빚게 됐다. 보고플레이는 머지플러스보다는 쿠팡, 마켓컬리와 닮은 기업이다. 쿠팡 또한 IPO 전에 대규모의 투자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의 보고플레이와 다르지 않은 상황을 맞았을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고플레이측은 앱을 통해 “신규 투자 확보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며 “한 달 내로 서비스를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채권자 협의 및 신규 자금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2의 쿠팡, 제2의 마켓컬리를 꿈꾸던 보고플레이는 과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