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민성씨 꿈꾸는’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왜냐면]

한겨레 2025. 2. 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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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타이거즈(East Tigers) 야구단’ 선수들의 모습. 광주 동구 제공

고두환 | 사회적기업 ㈜공감만세 대표이사

김민성씨는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 이티(E.T) 소속 선수다. 6살 무렵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고, 홀로 외출하는 것도 어려워했던 민성씨는 18살부터 버스를 타고 야구장을 오가면서, 야구를 소재로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엄마 양은경씨는 아들이 졸업 후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7년 동안 야구단에서 즐겁고 성실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장애인복지관에서 요양보호사 보조 일자리를 제안했고, 민성씨는 최근 취업에 성공하였다.

2021년 이티 야구단을 6년 동안 후원하던 단체의 지원이 끊기고 야구단의 운영이 불투명해지자 광주 동구가 나섰다. 민성씨 같은 감동적인 변화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광주 동구가 꺼낸 카드는 고향사랑기부제였다. 야구단이 어떤 단체인지, 선수들은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지, 모이는 기부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모금의 첫걸음이라 판단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시작된 2023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제도 자체를 알리고 모금을 하느라 분주한 와중에, 광주 동구는 누가 볼지 안 볼지도 모르는 소식들을 매주 꾸준히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기부에 관심을 가질 만한 대중을 만날 통로를 찾지 못했다.

다른 대도시의 기초지자체들보다 인구도 적고, 재정도 열악한 편인 광주 동구는 해당 업무를 위해 공무원을 대규모로 투입하거나, 전문가에게 업무를 계속 위탁하는 것이 어려웠다. 고민하던 중 농민신문에서 출간한 ‘고향기부금의 기적: 히라도시는 어떻게 일본 최고가 됐나’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일본의 소멸 지자체가 실질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모금에 성공했는지를 다룬 실천서인 이 책을 집필한 구로다 나루히코 히라도시장은 고향 납세 민간 플랫폼 ‘트러스트뱅크’의 스나가 대표와 모금을 이끈 히라도시 공무원 구로세에게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일본 고향 납세 선진지 연수를 다녀온 광주 동구는 해당 업무에 열정적인 공무원을 발굴하고, 공익성에 기반한 민간 파트너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 여기게 되었다.

이때 한국에서 찾은 파트너가 고향사랑기부제 민간 플랫폼 ‘위기브’(wegive)였다. 위기브는 웹진, 뉴스레터 등을 활용해 대중과 기부자들에게 다양한 소식들을 알리기 시작했다. 또 광주 동구의 답례품을 제공한 1등 공신은 재래시장 상인들이다. 24시간 365일 시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그들은 전국 최고의 품질과 중량으로 답례품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수많은 제휴처를 발굴해 모금을 이끈 광주 동구의 모금 편의성도 한몫하며 지난 한해 동안 약 24억원의 모금을 이끌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실적에서 광주 동구는 제주에 이어 전국 2위를 달성했다.

제2의 민성씨를 꿈꾸는 광주 동구의 도전이 초심 그대로 대중과 기부자들에게 공감과 효용을 중심으로 전개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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