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폭격에 전면전 기로 선 미·이란···“중동이 지옥 될 것”

미국이 이틀 연속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란도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 18곳을 공격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폐쇄를 선언하며 항전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휴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미·이란 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후 5시15분(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자위권 차원에서 이란 내 여러 표적에 대한 추가 공격을 개시했다”며 “이는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군이 토마호크 미사일 49기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이란 반다르아바스, 케슘섬과 남부 미나브 등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공습 약 5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전날 그들에게 강력한 타격을 입혔고, 오늘 다시 한번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면서 “혹시 TV를 켜지 않아 못 볼까봐 (미리) 말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폭격은 곧 멈출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란이 미국 협상팀이 제시한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폭스뉴스의 질문에 “내일 밤 그들을 폭격해 박살낼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어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등과 함께 추가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지 중 하나로 대규모 단기 작전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즉각 방공망 가동에 나서며 반격 의사를 밝히고 중동 지역 미군 기지 18곳을 보복 공습했다. 바레인에 있는 미 제5함대 기지와 쿠웨이트·요르단·이라크 등지의 미군 기지가 공습 대상에 포함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에서 “요르단 아즈락 공군기지에 배치된 F-35, F-15, F-16 등 미 전투기를 향해 12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전면 폐쇄에 나섰다. 이란은 최근 일부 유조선의 통항을 허용했지만 다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은 발포 표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날 통항 금지 조치를 위반한 선박 두 척에 실제 발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CENTCOM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함정이 공격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란은 결사항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교통망부터 전력 및 수자원 산업에 이르기까지 핵심 시설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위협은 결코 힘의 과시가 아니며, 오히려 이란의 강력한 의지 앞에서 드러내는 절박함의 방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IRGC의 마지드 무사비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이날 국영 IRNA 통신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지역(중동) 전체를 지옥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자행된 미국의 침략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11일 낸 성명에서 “미국의 불법적·범죄적 공격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유엔헌장과 국제법 원칙 위반”이라며 “4월8일부로 발효된 휴전 합의도 실질적으로 무의미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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