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서 ‘텃밭’ 뺏기면 한동훈도, 이재명도 흔들린다
韓, 금정 패배 시 당내 비토 확산 가능성
재보선 이후 尹과의 독대에도 영향 전망
11월 선거법 위반 등 1심 선고 앞둔 李
영광 패배 시 ‘유력 대권주자’ 지위에 상처
10·16 재보궐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텃밭 사수’가 제1목표가 된 모양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 선거 판세가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출렁이는 데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 영광에선 조국혁신당뿐 아니라 진보당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선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단 전망이 나오면서다.
당장 이 대표는 9일부터 10, 11일 연달아 영광을 찾아 지원유세하며 공을 들였다. 그는 11일 저녁 영광군청사거리에서 진행한 퇴근길 인사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영광군수 선거에 사흘째 계속 오게 됐다”며 “이번 선거에서 자칫 잘못하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누가 ‘정권을 심판하는 중심인 민주당이 전남에서 오히려 심판 당했다’는 소리를 하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정말 절체절명의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이번 선거는 명백히 정권에 대한 2차 심판 선거”라며 “정권에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광군수 선거를 ‘정권심판 선거’로 규정하며 ‘맏형’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전선이 교란되면 안된다”며 “엄중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권의 무도하고 오만한 행태를 억제해야 하는데 그 전선이 흐트러져서 교란이 발생하면 정권심판에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대표는 9일 부산 금정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연 데 이어 11일 오후에는 네 시간 가량 도보로 유세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그는 10일 페이스북에서 이 도보유세 일정을 공개하고 “가을 주말에 아름다운 부산 금정구를 걸으며 시민들을 만나다니, 저는 정치 참 즐겁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런 금정 선거 판세에 대해 국민의힘 한 대표 책임을 묻기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 지지율이 20% 초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부정 여론이 높은 상황을 거론하면서,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파장과 비교할 때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0일 CBS 라디오에서 이와 관련해 “만약 호남에서 민주당이 특히 영광군수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그건 책임론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애매하다. 한 대표가 금정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책임론에 휩싸일 것이냐에 양론이 있다. 대통령 책임론과 당대표 책임론이 패배의 원인 진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금정에서 패하더라도 (한 대표의) 거취에 어떤 타격을 주거나 이런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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