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분쟁무기연구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북한 미사일 잔해를 분석했다. 추적 가능한 전자부품의 절반 이상이 위조품으로 확인되거나 의심됐다.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탄도미사일에 위조 전자부품이 쓰인 정황이 확인됐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영국 분쟁무기연구(CAR) 프로젝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한 북한의 화성-11 계열 미사일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CAR은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잔해에서 확보한 부품 가운데 제조업체 추적이 가능한 81개를 조사했고, 이 중 42개가 위조품으로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51.9%에 해당한다.

"일련번호와 로트번호를 역추적했다"
CAR 연구진은 미사일 잔해에서 부품을 기록한 뒤 부품에 표시된 제조업체와 상표 등을 확인하고 해당 업체에 추적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위를 확인했다. 제조업체의 생산 기록과 부품에 적힌 일련번호·로트번호 등을 비교하고, 정품과 표시 방식이나 외형이 일치하는지도 점검했다. 제조사만이 보유한 생산 기록과 대조하는 방식이어서, 외형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모방품도 걸러낼 수 있다.

"미국산 트랜지스터를 베낀 사례"
실제 위조품으로 판정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폴타바 지역 공격에 사용된 화성-11 계열 미사일에서 발견된 트랜지스터 2개는 미국 제조업체가 생산한 정품을 모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CAR이 제공한 부품 사진을 정품과 비교한 결과 외형과 표시 위치가 다르고, 로트 코드 역시 자사 생산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위조품이라고 판단했다.

"전력 관리 소자가 흔들리면 체계가 흔들린다"
문제가 된 부품은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다. CAR에 따르면 MOSFET은 일반적으로 미사일 내부 여러 하위 시스템에서 전력 관리를 위한 스위치 역할을 한다. 위치에 따라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미사일 체계의 기능이나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북 제재로 정품 조달이 막힌 상황에서 우회 경로로 들어온 부품의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분석은 북한 미사일의 신뢰성 문제를 부품 단위에서 처음으로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재 우회 조달망의 품질 한계가 실제 전장 성능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검증 과제로 남았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