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4㎡ 8억에 팔더니" 아파트 통째로 전부 미분양 넘어간 '이 지역' 전망


지방 부동산 시장의 악성 미분양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 아파트 단지 전체가 통째로 공매에 넘겨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부터 신한자산신탁은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위치한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424가구를 대상으로 공매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단지는 지상 8층 규모의 17개 동, 총 425세대로 구성되었으며 지난 2024년 12월에 준공됐다.
문제는 전체 세대 가운데 단 1채를 제외하고 424가구가 모두 분양에 실패하면서 ‘악성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신탁사는 해당 물건을 한 번에 공매에 부치기로 결정했으며 최저 입찰가는 약 4,000억 원으로 책정됐다.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제주'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단지로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분양가는 약 8억4,100만 원이었다. 이는 인근 신축 아파트보다 최대 2억 원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시장 수요와 상당히 괴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2023년 1·2순위 청약에서는 전체 425가구 중 겨우 115명만이 신청했고, 이후 계약 포기 사례가 잇따르면서 미분양이 전량으로 확산됐다.
이러한 미분양 사태는 단순히 판매 실패에 그치지 않고, 시공사와 시행사 간의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시공사는 공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대주단과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분양 광고 대행사 및 일부 수분양자도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한편 이와 같은 지방 미분양 사태가 누적되면서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전국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는 2만2589가구로 전달 대비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제주도 전국에서 4번째로 분양가 높아

특히 대구(16.4%), 경남(15.4%), 경북(14.3%), 부산(11.4%) 등 영남권에 절반 이상의 미분양이 집중되어 있으며 제주도도 전체의 7.1%를 차지하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 다주택자 중과 배제, LH의 매입 물량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려면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제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수도권 수준에 육박하는 높은 분양가가 지목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2025년 7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608만 원으로 서울(4,543만 원), 수도권 평균(2,902만 원), 대구(2,629만 원)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지역으로 집계됐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