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태원 참사 당일 119신고자 2명 사망”

참사 당일 소방 부실 대응 수사 속도
전 용산서장 위증 국회 고발시 수사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119에 신고를 접수한 사람들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30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29일 참사가 발생한 이후 시점인 오후 10시42분과 오후11시1분에 119에 신고를 접수했던 신고자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12에 신고한 사람들 중에는 사망자가 없었다.

사명한 2명의 119신고 음성은 녹취되지 않았다. 오후 10시42분 119신고는 ‘무응답’으로 분류됐고, 오후 11시1분 119신고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만 담겼다. 특수본 관계자는 두 신고자의 사망 사례를 근거로 “참사 당일 오후 10시15분 이후로 계속적이고도 적극적인 구조 활동이 제대로 진행돼야 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참사가 발생한 10월29일 오후 10시32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과 이 전 서장이 당초 주장과 달리 참사 당일 오후 10시36분 무전으로 “이태원에 경찰 인력을 보내라”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무전 내용만 봤을 때는 (오후 11시 이전에) 현장의 급박성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관련기사 : 참사 1시간 전부터 서울청-용산서 무전망에 ‘대형사고’ 언급 있었다) 이 전 서장은 국회에서 “참사 당일 오후 11시까지 (이태원 현장) 보고를 못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사고 인지 시각을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 “이 전 서장의 국회 위증 여부는 관련한 고발이 있을 경우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참사 당일 경찰과 이태원역 사이의 ‘무정차 요청’을 둘러싼 진실 공방도 현재 진행형이다. 송병주 전 실장은 특수본 조사에서 참사 발생 43분 전인 오후 9시32분 이태원역에 전화를 걸어 무정차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초 무정차 관련된 통화는 오후 9시32분으로 확인된다”며 “(이태원역장 및 참고인들의 진술을) 종합 검토해 결론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