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화장실 근처만 맴돌던 우리 고양이. 평소처럼 시원하게 볼일을 보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혹시나 싶어 모래 상태도 살피고 사료도 바꿔봤지만, 상태는 그대로. 결국 직접 진료를 받기로 결정하고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고양이는 긴장을 한 듯 낯선 기운에 몸을 잔뜩 움츠렸다. 시무룩한 표정에 괜히 미안해지던 찰나, 우리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수의사 등장과 동시에 벌어진 믿기 힘든 장면

진료 순서가 되어 수의사가 등장하자, 고양이는 그때까지 참아왔던 걸 마치 터지듯 쏟아내버렸다. 그것도 수의사 바로 앞에서 말이다. 눈 깜짝할 사이, 가방 속에서 큰일을 쏟아낸 고양이 덕분에 진료실은 난감한 분위기로 가득찼다.
수의사도, 나도, 심지어 고양이 본인도 놀란 눈치였다. 분명 집에서는 힘들어했던 아이가, 대체 왜 그 순간에야…
혹시 무서움 때문? 고양이의 감정 표현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양이도 긴장이 극에 달하면 배변 반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히 낯선 사람이나 공간, 그리고 강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만큼 우리 아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 수의사 선생님은 웃으며 별일 아니라는 듯 처리했고, 그 덕분에 고양이는 따로 치료 없이 몸도 한결 가벼워진 채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반려묘의 변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이번 일을 겪으며 다시 한 번 느꼈다. 반려 고양이의 작은 신호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것. 변비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양이는 예민한 동물이라 화장실 환경, 스트레스, 혹은 사료 문제 등 사소한 변화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평소와 다르게 화장실을 자주 가지 않거나, 모래 위에서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이면 바로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