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도중 신체접촉은 강제추행 성립 안돼
- 심폐소생술로 인한 신체접촉
- 강제추행죄 성립 안돼
- 올바른 심폐소생술 방법
일부 커뮤니티에선 ‘과거 CPR을 했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렸다’며 가족이 아닌 이상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글이 보입니다. 심폐소생술을 하다 이뤄지는 신체접촉이 법적 공방까지 실제 이어질 수 있는지 닥터비비드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함부로 CPR 하지 마라?

심폐소생술로 고소당한 경우가 없는 건 아닙니다. 2014년 남성 구급대원이 구급차 안에서 여성 환자의 유두를 만져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구급대원은 “피해자 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통증자극반응 검사방식인 유두자극방식을 실시한 것”이라고 했다는데요. 재판부도 이를 수용해 “응급구조사의 판단이 가급적 존중될 필요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심폐소생술로 인한 이성 간 신체접촉이 우리나라에서만 문제로 제기된 건 아닙니다. 지난달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서 떨어질 뻔한 소녀를 구한 뒤 비난에 직면한 중국 남성의 사례를 보도했죠. 당시 CCTV 영상에 담긴 구조 과정에서 소녀의 엉덩이를 만진 남성의 행위에 일부 누리꾼들이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해당 남성은 소녀를 구하는 데 집중하느라 엉덩이를 만진 기억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강제추행 여부 따질 시간 있나요

법조계는 커뮤니티 글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습니다.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긴급 처치로는 강제추행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제추행죄 성립 요건 중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 거죠. 실제로 국내에서 심폐소생술이 강제추행으로 인정된 판례는 없습니다.
갈비뼈 부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행법은 응급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적용하는 행위의 결과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있습니다.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해도 더 위급한 급성의식장애나 급성호흡곤란에 대응하기 위한 행위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죠.

이렇게 죄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송사에 휘말리는 것 자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괜히 타인을 구했다가 고소당해 비용과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하게 되죠.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고, CCTV가 있다면 지나친 걱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불안하다면 응급조치를 목격했거나 함께한 사람의 연락처를 받아두라”고 조언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국회의원은 응급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책임을 대폭 완화하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을 발의한 상황입니다.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행위자의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도 감면한다는 내용이죠.
◇올바른 CPR 방법

사람을 살리기 위한 노력에 책임을 묻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구호하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이 문제죠. 행정안전부의 공식 자료를 토대로 올바른 심폐소생술의 절차와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먼저 쓰러진 환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의식을 확인합니다. 반응이 없다면, 즉시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합니다. 10초 이내로 얼굴과 가슴을 관찰하고 호흡을 확인합니다. 호흡이 없다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합니다.

바닥이 단단하고 평평한 곳에 환자의 등을 대고 눕힌 뒤, 가슴뼈(흉골) 중앙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 중 한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댑니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게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으로 가슴을 압박합니다. 가슴 압박은 성인 기준 분당 100∼120회의 속도와 약 5㎝ 깊이(소아는 4∼5㎝)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합니다. 숫자를 세어가며 규칙적으로 시행하고, 환자가 회복되거나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지속해야 합니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대한적십자사, 대한심폐소생협회 또는 각 구청에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응급처치 교육을 받으면 이수증을 받을 수 있는데, 유효기간은 2년입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