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승기에서는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의 첫 인상과 디자인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에는 주행 성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현재는 2.5 가솔린 터보 모델만 출고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시승차 역시 이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었다.
사실 하이브리드 시승차가 있었더라도, 필자는 일부러 2.5 가솔린 터보 모델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과거 3.8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팰리세이드를 시승한 경험이 있었고, 이번 신형 모델과의 비교에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참고: 엔진룸 촬영은 빠져 동일 엔진을 사용하는 싼타페 사진으로 대체)
신형 팰리세이드
수치로 본 파워트레인 변화
기존 팰리세이드는 3.8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지만, 신형 모델은 2.5리터 I4(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변경되었다. 물리적인 배기량은 줄었지만, 터보가 추가되면서 출력 손실은 최소화되었다. 최고 출력은 기존 295마력에서 14마력 감소한 281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기존 36.2kg.m에서 6.8kg.m 증가한 43.0kg.m 수준이다.
변속기는 이전과 동일하게 8단 자동 변속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인 연비는 8.2~9.7km/L로 이전 모델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자동차세는 배기량 감소 덕분에 약 98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줄어드는 소소한 혜택을 받게 됐다.
강해진 실용 성능
더욱 나아진 승차감
출력은 소폭 줄었지만, 실제 운전에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281마력의 출력을 모두 사용할 일은 드물며, 오히려 토크가 실용 영역(1,700~4,500rpm)에 몰려 있어 추월이나 오르막 주행에서 더 유리하게 느껴졌다.
승차감도 한층 더 개선되었다. 에어서스펜션 차량만큼은 아니지만, 중형 SUV 중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었다. 플랫폼 변경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코너링 성능은 무난한 수준으로, 특별히 강점은 없었다.
엔진 느낌, 정숙성, 연비 부분
크고 작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물론 단점도 분명 존재했다. 첫 번째는 출력 전달 방식의 느낌이다. 이전 3.8 자연흡기 V6 엔진은 여유롭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지만, 이번 2.5 터보 엔진은 배기량이 줄고 터보가 달린 탓인지 출력을 억지로 짜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운전자보다 차가 더 조급해하는 인상이다. 같은 엔진이 쓰인 싼타페에서는 이런 느낌이 덜했기에, 셋업 차이일 수도 있겠다.
두 번째는 정숙성이다. 저RPM에서는 비교적 조용하지만, 일정 RPM 이상 올라가면 4기통 특유의 거친 사운드가 꽤나 거슬린다. 예전 V6 자연흡기 엔진의 조용하고 카랑카랑한 사운드가 그리워질 정도였다. 마지막은 연비다. 엔진이 다운사이징되었음에도, 차량 자체가 크고 무게가 약 2톤에 달하다 보니 연비 효율은 낮은 편이다. 실제 시승 중 에코 모드를 사용했음에도 평균 연비는 5km/L대였고, 시내 주행 위주라면 2~3km/L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팰리세이드는 더 단단한 주행 성능과 개선된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정숙성과 연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차량이다. 특히 과거 V6 엔진의 감성을 기억하는 운전자라면, 이번 다운사이징이 실용성 측면에서는 개선되었지만 감성적으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