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정신과 약 복용후 운전? 치료 이력 등 확인 필요 논란

정수진 기자 2025. 8. 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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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자격 기준, 범죄 전력만 확인
정신질환 치료 등 이력 확인 불가
현장선 "실제 복용자 많아" 지적

약물 운전 5년새 57건→113건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나 정신과 약물 복용 여부를 택시기사 자격 관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항정신성 약물은 졸음이나 인지 능력 저하를 유발하고, 제때 복용하지 않으면 감정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운전 안전성과 직결된다. 승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택시기사가 이러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안전 우려는 불가피하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정한 택시운전 자격시험 응시 결격사유는 특정강력범죄와 마약류 범죄 등 일부 범죄 전력에 한정돼 있다.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나 약물 복용 여부는 자격취득과 무관하다.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개인택시는 지자체에, 법인택시는 회사에 건강진단서와 운전적성정밀검사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진단서는 마약 복용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정신과 약물 복용 여부는 드러나지 않는다.

공단 관계자는 "운전적성정밀검사에는 행동안정성, 정서안정성, 정신적 민첩성, 생활 스트레스 등을 측정하는 운전적응력 검사가 포함돼 있다"며 "정신과 치료 이력이나 약물 복용 사실이 택시운전자격 취득이나 취업에 결격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택시기사들은 "운전적성정밀검사는 사실상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검사 과정이 워낙 단순해 정신질환 여부를 가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실제로 정신과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운전대를 잡는 기사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75세 이상 운전자는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해야는데 절차가 형식적이어서 90% 이상이 치매검사를 무사 통과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공황장애약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는 반론도 있다.

약을 복용하면서도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환자가 많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며 일정 시간 후 운전하는 것까지 문제 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택시기사의 경우 개인의 건강 상태와 약물 복용 여부가 승객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는 사례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건수는 57건이었지만, 2023년에는 113건으로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실제 울산 지역 내 한 택시기사가 "10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도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직접 말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지역 사회에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해당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신빙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이 운전 중 사고를 냈는데, 전날 복용한 공황장애 치료제와 감기약이 원인으로 지목돼 불안감이 확산됐다. 또 지난해 7월에는 70대 택시기사가 몰던 택시가 돌진하면서 인명피해가 났는데, 간이 시약 검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 양성 반응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운전 중 약물 복용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도로교통법 제45조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운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복용 후 얼마 동안 운전을 피해야 하는지, 어떤 약물이 해당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모호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택시기사의 면허 취소나 성범죄 등 중대한 사안은 경찰과 공단을 통해 통보받는다"며 "최근 정부가 운전적성정밀검사 주기를 단축했지만, 치매나 정신질환자를 보다 구체적으로 가려낼 수 있도록 검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