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기가 알 수 없는 이유(높은 확률로 애가 뭐 하다가 깬 것으로 추정되지만ㄷㄷㄷ)로 금이 갔어요.
이것저것 보수할 방법을 찾다 순간접착제 바르고 실리콘 쏜 뒤에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집 리모델링 공사 안내문이 엘리베이터에 게재되어 있더라고요. 동일 변기를 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란 생각으로
사장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가져가라고 하셔서 오늘 오후 탈거한 변기 받기로 하고 4시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도착해보니 이미 변기는 탈거해 놨더라고요. 물이 흐르기에 짧은 거리라도 움직이기가 좀 그래서 지하에 있는
카트를 가져 와서 옮겼습니다.

탈거한 변기는 현관에 두고 먼저 기존 변기를 탈거해야 하겠죠. 먼저 백시멘트부터 제거합니다. 망치랑
일자드라이버 있으면 쉽게 제거가 가능해요.

백시멘트를 제거하고 나면 변기를 들어내야 하는데 내부에 물이 들어가 있어서인지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합니다.
간만에 하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혼자하다보니 힘이 들더군요ㅠ 아무튼 변기를 들어서 내부에 있는 물을 좀 쏟아내고
밖으로 옮겼습니다.

혼자다보니 옮기고 다시 놓는 부분 사진은 없네요ㅠ 자료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변기를 들어내고 제거가 덜 된 백시멘트
잔해를 야무지게 제거한 후 오수관 주변 부분에 백시멘트를 다시 도포합니다. 그 전에 백시멘트부터 시작해 각종
폐자재들은 깨끗하게 정리해야해요. 보통은 그냥 오수관으로 변기 배치하는데 저는 움직이지 말라고 오수관 주변에
백시멘트를 발라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플랜지 넣는 사진이 없는데요 오수관에 올리기 전에 플랜지 끼워서 올려야
해요. 아니면 꽉 끼지 않아서 하수구 냄새 올라오고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아 자칫 넘어질 수도 있거든요ㄷㄷㄷ

혼자서 오수관에 정확히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ㅠ 자칫하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조심 옮겨 오수관
구멍에 맞춰 위치시켰어요. 여기까지 했으면 7부 능선은 지났다고 봐도 됩니다.

시멘트를 물과 섞어 준비해둡니다. 금방 굳기 때문에 시멘트 바르는 건 속도가 생명입니다ㄷㄷㄷㄷ



변기의 앞과 양쪽 모서리, 뒷부분을 백시멘트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해 줍니다. 이렇게 고정하고 대략 하루 정도를
물 묻지 않게 하여 양생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돼죠..

물 내리는 버튼도 기존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기존에 있던 걸로 달았습니다.

변기 커버도 기존에 쓰던 걸로 교체했는데 플라스틱 나사가 더러워서 이 참에 세척했습니다ㄷㄷㄷ

마지막으로 폐변기를 재활용장에 두고 경비 아저씨에게 폐기물 처리비용 5천원을 드렸습니다 ㄷㄷㄷㄷ

최종 마무리한 사진인데요, 실리콘이든 백시멘트든 균일하고 예쁘게 하기가 쉽진 않아요. 이건 몇 번을 해도
적응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마스킹을 했더라면 좀 더 나은 결과물이 나왔을 수 있는데 혼자해야 했고 시간의
제한, 축축한 바닥상태 등의 이유로 못했습니다ㅠ 현재로선 이게 최선인 것 같네요ㅠ
부디 문제 없이 잘 붙어 있길 바라며 순수 교체하고 시멘트 바르는 시간은 40분 남짓이었고 뒷정리에 청소하고
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늘 아버지랑 둘이 했었는데 혼자하려니 몇 배는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ㅠ 아무튼 이젠 깨지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했으면 합니다. 대략 30만원 정도 아꼈으니 내일은 칙힌이라도 한마리 배달해봐야겠어요ㅎㅎㅎ
한살두살 점점 나이를 먹어가니 할 수 있는 것들도 점점 더 안하게 되는 것 같네요. 간만에 힘을 써서 그런지
오른쪽 팔은 근육이 놀랐는지 힘이 안들어가네요ㅠㅠ 파스나 하나 붙여야겠습니다.
피곤하니 오늘은 꿀잠을 잘 수 있을 듯 ㅎ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