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나포 이란 원유 유조선, 본토 입항 임박…화물가치 6억달러

브라질 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항적이 포착됐다.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산 원유가 미국 항구에 닿을 수 있다.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미군에 나포된 뒤 미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 현지시간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선박들이 실제로 미국 항구에 입항할 경우, 미국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산 원유를 자국 해안에 직접 들여놓게 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운항 자료에 따르면 티파니호와 머제스틱X호는 지난 일주일간 브라질 해안을 따라 항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로를 여러 번 바꾼 배들"

두 선박은 지난 4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과정에서 미군에 나포된 뒤 항로를 여러 차례 바꿔가며 항해해 왔다. 해운 데이터 분석 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은 최근 항적을 고려할 때 이들 선박이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포 이후 수개월에 걸친 이동 경로가 이제 목적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400만 배럴에 걸린 연방 영장"

미 국토안보수사국은 지난 4월 선박 나포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수사 당국이 제재 대상 유조선과 이들이 선적한 약 4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압류하기 위한 연방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사 작전으로 확보한 화물을 사법 절차로 확정하는 구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플로리다주 행사에서 미 해군의 선박 나포를 언급하며 우리는 선박을 장악했고 화물과 석유를 모두 압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희망봉을 돈 또 한 척"

지난 6월 인도양에서 미군에 나포된 유조선 레노어호도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에서 서쪽으로 항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레노어호는 최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다. 블룸버그는 티파니호와 머제스틱X호, 레노어호 등 나포 선박들의 총 화물 가치가 최대 6억달러 규모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상 봉쇄로 확보한 화물이 실제로 미국 항구에 들어오면, 제재 집행 방식이 단속을 넘어 압류와 처분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가 된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포 선박들의 최종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주목된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