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그룹이 올해 공정자산총액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서 한 단계 하락한 18위를 기록했다. 종합해운물류기업 에이치엠엠(HMM)의 자산이 고환율과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크게 증가하면서 두산그룹의 순위가 밀려났다. 다만 두산그룹은 인수합병(M&A), 인공지능(AI) 투자 등을 통해 전반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올해 공정자산총액은 28조1500억원으로 전년(26조960억원)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재계 상위 집단들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증가 수준이다.
두산그룹의 순위가 하락한 주된 원인은 HMM의 약진 때문이다. HMM은 지난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이슈로 운임률이 상승했고 고환율로 인해 표시통화 환산이익이 발생하면서 자산가치가 크게 늘었다. 표시통화 환산이익이란 주된 영업활동 지역의 통화로 측정된 자산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말한다.
순위 하락에도 불구하고 두산그룹의 사업은 전반적으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그룹의 매출은 11조650억원, 당기순이익은 5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 146.1% 증가했다. 2022년 채권단 체제를 졸업한 이후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올해 두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 등 잇따른 수주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밥캣은 북미, 유럽 수요 둔화와 기저효과 영향으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성을 내고 있다. 또 ㈜두산의 자체 사업인 전자BG 부문도 엔비디아향 반도체 제품을 등에 업고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두산그룹의 계열사는 전년보다 2개 증가했으며 그 중 하나는 지난해 두산밥캣을 통해 인수한 두산모트롤이다. 두산모트롤은 굴착기와 크레인 등 건설 유압기기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2020년 유동성 위기 당시 사모펀드(PEF)에 매각됐다가 3년 만에 다시 두산그룹으로 복귀했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북미 지역 우수 솔루션 엔지니어링 업체와의 M&A를 추진 중이다. 이는 기존의 로봇팔 제품 중심에서 로봇 솔루션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략이다.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과 개발 환경을 외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으로 올해 3분기 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두산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를 검토하고 있다. ㈜두산은 이달 증권사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M&A 계획에 대해 “가격을 정해놓기보다는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를 보고 그 다음에 자금계획을 설정할 계획”이라며 “지분 100%를 가져와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업 시너지 일으킬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 방식에서 증자나 교환사채(EB) 발행은 고려하지 않으며 차입 없이는 M&A 자체가 어려워 여러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두산 전자BG 부문의 실적이 좋아 올해 본격적으로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며 두산로보틱스 지분 68% 등 보유한 유휴자본이 있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두산은 그룹 차원에서 피지컬 AI 혁신을 담당하는 'PAI(Physical AI) Lab'을 지주부문에 신설한다. PAI Lab은 로봇, 건설기계, 발전기기 등 두산그룹이 선도하는 사업 분야의 하드웨어 지능화를 추진하며, 피지컬 AI 혁신을 위한 장기 로드맵 수립, 선행 기술 개발, 관련 기업과의 협업 및 투자 등을 폭넓게 진행할 계획이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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