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시선] "우리가 책을 안읽는다고?" 엄청난 인파가 몰린 서울국제도서전
스마트폰이 점점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고 하며 독서량이 줄어들고 있다. 그렇지난 이와는 무색하게 지난 2024년 6월26일~6월30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서 진행된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티켓 발권에서 입장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한 관람객은 오픈 3시간 전인 오전 7시에 도착했다고 한다.
올해 주제는 후이늠(Houyhnhnm)으로, 후이늠은 풍자 소설인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여행한 네 번째 나라이며 이성적이며 완벽한 세계를 표방한다. 전쟁과 인공지능(AI)으로 대변하는 격변의 세상에서 평화의 가치와 이성의 중요성을 살펴보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해 도서전에서는 해외 18개국 122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가 참여했고 국내에서는 약 350개 출판사 등이 참여하여 마켓 운영과 도서 전시, 강연, 사인회 등 450여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2년에도 주빈국이었는데 12년만에 다시 주빈국으로 참여했으며 북토크와 도서 전시, 문화 공연과 영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랍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오만과 노르웨이는 소포트라이트 컨트리로 조명했으며 주빈국 다음으로 주목받을 만한 국가를 소개하는 자리다. 뿐만 아니라 내년 도서전 주빈국으로 내정된 대만도 48개 출판사가 참여해서 300여권을 전시했다.
이번 도서전에는 맨부커상 수상자 등 국내외 유명 인사 및 작가 180여명이 찾았다. 아랍 작가 최초로 201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조카 알하르티가 오만을 대표햐 도서전을 찾아 소설사 은희경 작가와 함께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소설가 앤드루 포터 역시 15년만에 선보인 신작 소설인 ‘사라진 것들’을 가지고 관람객들과 만났으며 만화가 모리 카오루와 쿠이 료코, 레아 뮈라비에크 등도 내한하여 북토크를 진행했다.
국내 작가로는 도서전 주제 도서인 ‘걸리버 여행기’를 새로 쓴 소설가 김연수 작가를 비롯해서 김금희 작가와 김애란 작가, 김진명 작가, 김초엽 작가,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그림책 작가 강혜숙 작가와 황선미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이 도서전을 찾아 관람객들과 만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20~30대 직장인과 사회초년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금융 플랫폼 토스가 출간 한 금융상식서 ‘THE MONEY BOOK’을 주제로 한 토스 ‘THE MONEY BOOK STORE’도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역시 ‘밀리 독서 연구소’ 테마 부스를 통해서 독서 연구 수행 체험을 선보였다.
직년에 이어 올해도 아트북과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출판사와 서점을 만나볼 수 있는 ‘책마을’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올해 책마을 전시 공간에는 총 86개의 독립출판사가 참여했으며 국내 출판사 외에도 대만의 서점과 독립출판사가 참여하는 등 작년보다 규모가 커져 볼거리가 늘어나면서 관람객들 역시 독립출판 부스에 몰렸다.
한편 올해 도서전은 정부 지원 없이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단독으로 진행됐다. 도서전 보조금 성격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도서전 지원이 중단됐기 떄문이다. 이에 따라 기부금과 회비, 참가비 등 대한출판협회 자체 비용으로만 치러졌다.
글/김호이 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