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때문에, 돈 벌려고...고1 자퇴율 급증

0000045005_002_20240731040013236.gif 내신 때문에, 돈 벌려고...고1 자퇴율 급증
'7월 13일, 수능 D-124, 9시간27분, 오공완(오늘 공부 완료)'.

2007년생 A양은 고등학교 2학년 나이지만 올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1학년 때인 작년 10월 다니던 학교를 자퇴한 그는 인스타그램에 '#자퇴생공스타' 태그를 달고 매일 본인의 학습 기록을 올린다. 망설임 없이 학교를 떠난 건 다름아닌 '대입' 때문이었다. A양은 지난 7월 11일 기자와 소셜미디어(SNS)로 나눈 대화에서 "수시전형을 위한 내신 성적 부담이 너무 컸다"며 "중간고사 한 번만 잘못 보면 등급이 쭉 미끄러지는데, 고1 때 성적을 망쳐 큰일이었다"고 했다. A양은 내달 고등학교 학력인정 검정고시를 치른다. 합격하면 곧장 수능 원서를 낼 계획이다.

"콜 열심히 잡으면 할 만해요. 나오고 싶을 때 나올 수도 있고."

2006년생 B군은 식당 앞에 배달 오토바이를 세운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지난 7월 16일 오전 그를 만난 경기도 부천역 인근에는 비슷한 차림과 나이대의 청소년들이 여럿 보였다. 그는 만 16세가 되자마자 원동기(오토바이) 운전면허를 취득한 뒤 고1 여름방학께 자퇴했다.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부터 뛰어들었던 배달 아르바이트는 지금도 그의 주된 직업이다. 낮부터 배달 '콜'을 잡기 시작해 새벽에 귀가한다. 자퇴할 때 고민은 없었냐는 기자의 물음에 B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학교 가도 어차피 잠만 자는데 굳이?"

고등학교 1학년생(고1)의 자퇴율(학업중단율)이 급증하고 있다.
학업에 별 뜻이 없는 경우, 배달 등 육체노동으로 돈을 벌기 쉽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충분조건이다. 서울 봉천동에서 만난 2005년생 E씨도 고1 때 자퇴했는데, 친구들이 배달을 통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쏠쏠해 보였다고 한다. 그는 자퇴 이유에 대해 "중학교 때부터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었다"며 "졸업해봐야 '엔딩'은 똑같은데, 돈을 버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https://naver.me/5Rhodw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