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결국 파산의 길로…‘네 마녀의 날’ 흔들린 뉴욕증시, 하락 마감 [월가월부]
은행주 일제히 하락…지수 5%↓
중국 인민은행 지준율 0.25%p↓
연준 ‘동결’ 예상 다시 고개들고
美국채 수익률·달러 인덱스 하락
17일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1.10%, 1.20% 하락했습니다. 다만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75%, 0.47% 떨어져 낙폭이 비교적 작았습니다.
SIVB는 이날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자회사인 SVB 파산보호를 뉴욕 남부연방지법에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나스닥거래소는 앞서 10일 SIVB 주식을 상장폐지하겠다고 통보했으며 기업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28일부로 해당 종목을 상장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거래소는 앞서 10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고 이 사실이 17일 SEC 자료를 통해 시장에 전해지면서 은행주 매도세를 키웠습니다.
은행주 외에도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뉴욕증시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에만 10% 넘게 뛰었습니다.
이날은 ‘네 마녀의 날’이었습니다. 지난 주 이후 SVB 를 중심으로 시그니처뱅크, 퍼스트리퍼블릭뱅크,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미국·유럽 증시 방향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이 날을 맞아 변동성이 더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네 마녀의 날은 개별 주식 종목과 주가 지수에 연동된 선물과 옵션 계약 총 4개 파생상품 만기가 동시에 겹치는 날입니다. 매분기의 마지막 달인 3·6·9·12월마다 돌아오는데요. 만기를 맞아 포트폴리오 조정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고약한 거래일이라는 의미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17일은 계약 만기를 맞은 네 가지 파생상품 계약이 총 2.7조달러에 달했습니다. 특히 지난 주 이후 은행들이 줄줄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미국·유럽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날 변동성이 더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증시 방향성을 잡기 힘든 시점이다보니 최근 1주일 새 글로벌 자금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격인 현금과 채권으로 돈이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EPFR글로벌 분석에 따르면 이달 3월 15일 이후를 기준으로 한 주간 현금과 채권 부문으로 각각 1130억달러와 98억달러가 유입됐습니다. 중국발 코로나19 패닉 장세가 이어진 지난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금리 선물 시장을 반영하듯 채권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습니다. 이날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이날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22bp(=0.22%p) 내려간 4.52% ,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3bp 떨어진 3.81%,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7bp 떨어진 3.39% 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하락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36분 기준 0.51% 내려간 103.89 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유럽 금융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세계 경제 양대 축’을 이루는 중국은 돈 풀기에 나섰습니다. 중국 중앙은행 격인 중국인민은행은 오는 27일부터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 경기 부양 목적으로 돈 풀기에 나서는 셈인데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 금융권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7.6%로 낮아지게 됩니다.
지준율은 은행이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입니다. 지준율 인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통합니다.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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