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퇴직을 앞둔 공직자들 사이에서 개인택시가 유망한 노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자영업 창업이 불확실한 수익 구조를 보이는 반면, 개인택시는 초기 투자만 확보되면 일정 수준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되팔 수도 있어 퇴직금 활용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사업용 차량 운전 경력 없이도 개인택시 면허를 양수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이 완화되면서, 부이사관이나 서기관급 고위공직자들도 실제 개인택시 운전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개인택시 면허가 생계 수단을 넘어 안정성과 유동성을 갖춘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며, 면허 가격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이다.


면허 요건 완화에
은퇴자 수요 몰려
2021년 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사업용 운전 경력이 없더라도 개인택시 면허 양수가 가능해졌다. 이전까지는 최근 6년 내 5년 이상 무사고 사업용 차량 운전 경력이 필요했으나, 개정 이후에는 일반 면허 보유자도 5년 무사고 이력과 교통안전 교육만 이수하면 택시 면허 양수 자격이 주어진다.
이 변화는 중장년층의 택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조치였지만, 그 효과는 예상보다 크다. 퇴직을 앞둔 공직자들 중에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현금화 가능성을 고려해 개인택시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창업은 리스크가 크고 초기 비용 대비 불확실성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면허를 매입한 후 직접 운행하거나 임대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지방 사무관은 “창업은 초기 비용이 크고 실패 위험도 높지만 개인택시는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되고, 필요할 때 면허를 되팔 수 있어 부담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주변 동료들도 개인택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면허 가격 2억 돌파와
심야 운행 기피 현상
이 같은 수요 증가는 면허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운수 면허협회와 민간 중개업체에 따르면 화성 지역의 개인택시 면허 시세는 최근 2억 2,800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3,000만 원 오른 수준이며, 서울(1억 1,400만 원)이나 인천(1억 2,400만 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 이천은 2억 2,000만 원, 평택은 1억 9,800만 원, 오산과 안산은 각각 1억 8,800만 원과 1억 8,500만 원에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렌드에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 운수업계 관계자는 “고위직 출신 퇴직자들이 심야 운행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대중교통의 공백 시간대를 메우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경기도 내 택시 운수종사자 중 60세 이상이 67.6%를 차지했으며, 40대 이하 비율은 6.6%에 불과했다. 이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택시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개인택시가 퇴직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것은 분명하지만, 교통 복지 측면에서의 영향까지 고려한 정책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면허 시세 급등과 고령화가 맞물리며 택시 산업은 투자처이자 교통수단으로서의 균형을 다시 설정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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