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가 직접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고자 정체 공개… “내가 몇 달 전 직접 신고했다”
지난 4일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캠퍼스 내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475명이 체포된 사건의 배후가 드러났다. 신고자는 토리 브래넘(Tory Braenom)이라는 조지아주 기반의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확인됐다.
브래넘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몇 달 전 이민세관국에 직접 신고했고 한 요원과 통화도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 해병대 출신 총기 훈련 교관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조지아주 제12지역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예비 후보로 출마한 경력도 있다.

치밀한 사전 조사… 스페인어 노조원까지 동원
브래넘의 신고는 단순한 제보가 아니었다. 그는 수개월에 걸쳐 체계적으로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불법 이민자들이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를 직접 만나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까지 거쳤다.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의 스티븐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법원에서 수색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몇 달 동안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혀, 브래넘의 신고가 이번 대규모 단속의 결정적 계기가 됐음을 시사했다.
“기분 좋다” vs “협박 받고 있다”
브래넘은 대대적인 단속 결과에 대해 “기분 좋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이게 바로 내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이유”라며 “불법 체류자를 몰아내고 싶었고, 지금 그게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신고로 인해 300여 명의 한국인이 체포되면서 한인 커뮤니티의 분노가 폭발했다. 브래넘은 현재 “문자 폭탄”을 받고 있다며 “협박을 받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 취업 비자 현실… “8만5000명 vs 47만9953명 신청”
이번 사건은 미국 취업 비자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한국인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하려면 전문직용 H-1B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연간 발급 쿼터는 8만5000명에 불과하다.
2025회계연도에는 무려 47만9953명이 H-1B 비자를 신청했지만, 무작위 추첨을 통해 극소수만 선발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이 비자 대부분을 가져가면서, 제조업 분야 한국 기업들은 필요한 인력을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체포된 한국인들은 대부분 B1 비자(상용)나 ESTA(무비자) 자격으로 입국해 불법적으로 근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비자로는 미국 내에서 근로가 금지되어 있다.
트럼프 “할 일을 한 것”… 현대차는 “철저히 점검”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단속에 대해 “거기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들(이민 당국)은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며 사전 인지는 부인했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성명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시장에서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도급 업체와 하도급 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직접 고용한 임직원은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전략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6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미 경제 협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