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PC 시장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RAM) 가격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13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던 DDR5 32GB(16GB 2개) 제품이 17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단기 급등세를 보이자 PC 업그레이드를 계획하던 소비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7일 주요 PC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는 "램 값 진짜 미친듯이 오른다", "며칠 전 장바구니에 담아둘 때만 해도 13만 원대였는데 17만 원이 넘었다", "그때 살 걸 후회된다" 등 램 가격 급등을 체감한다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 "연말까지 계속 오를 것 같다"며 '패닉 바잉'을 고민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 AI 붐과 감산의 '더블 펀치'
이번 램 가격 급등은 공급 감소와 수요 폭증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제조사들의 공급 조절(감산) 조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공급 과잉으로 바닥을 쳤던 램 가격은,대규모 감산을 통해 재고가 소진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AI 붐'으로 인한 폭발적인 수요가 기름을 부었다. AI를 학습시키고 가동하는 데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탑재된 초고성능 그래픽 카드(GPU)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이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데,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반 소비자용 DDR5 D램 생산 여력(CAPA)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결국 일반 PC 시장의 D램 공급은 줄어든 반면 AI발 수요는 폭증하면서 D램 현물 가격이 수개월째 오름세를 보였고 이것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소매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 "노트북·완제품 PC 핫딜도 영향"… 상승세 계속될 듯
업계에서는 당분간 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발 HBM 수요는 당분간 꺼지지 않을 강력한 모멘텀이며 제조사들의 감산 기조 역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텔과 AMD의 신규 CPU 출시 등으로 DDR5로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점도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특히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쇼핑 시즌과 맞물려 가격 상승 폭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닥'을 찍었다고 여겨졌던 램 가격이 '천장'을 향해 치솟으면서 데스크톱 완제품이나 노트북 '핫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C를 새로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의 부담은 당분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곽유민 기자 ymkwak@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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