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놀이터〉패밀리랜드 ‘반쪽 운영’ 우려…"시민 자산화 논의 필요"
인수 부담·노후화 문제 산적
신규 운영사 진입 장벽 높아
시민 참여형 모델 대안 부상

호남 유일의 대형 테마파크인 광주 패밀리랜드가 새 운영자 선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민간 사업자 유치만으로는 시설 노후화와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영사가 바뀌더라도 인수 구조에 따라 정상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지난 11일부터 '우치근린공원 내 유원시설 관리위탁 수탁자 모집' 제안서를 접수하고 있다. 오는 6월 30일 현 위탁 운영 종료를 앞두고 새 운영사를 선정하는 절차다.
패밀리랜드의 구조적 문제는 시설 소유권에 있다. 현재 광주시 소유 유희시설은 10종에 그치지만, 현 운영사인 ㈜광주패밀리랜드 소유 유희시설은 17종에 이른다. 카라반캠핑장과 눈썰매장 무빙워크, 페달보트장 등 주요 부대시설도 운영사 자산이다.
민간위탁 체제가 이어지는 동안 운영사가 자체 투자로 신규 시설을 들이면서 공공보다 민간 소유 비중이 커졌다. 새 운영사가 들어오더라도 기존 시설 인수 여부가 정상 운영의 핵심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신·구 수탁자 간 인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다. 협상이 결렬되면 현 운영사는 위탁 종료일까지 자체 소유 시설을 원상복구해 반환해야 한다. 신규 수탁자가 기존 시설을 인수하지 않으면 그 공백을 메울 시설을 자체 비용으로 마련해야 한다. 운영 공백을 막기 위한 장치지만, 신규 사업자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광주우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패밀리랜드 폐업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민 문의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인수인계 과정에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새 수탁자가 인수를 하지 않더라도 시민들이 유원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내부 검토를 거쳐 해당 조항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사업자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부담과 수익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민간위탁 구조만으로는 시설 노후화 문제까지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민간 자본 유치에 한계가 뚜렷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패밀리랜드를 공공 자산 관점에서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안 가운데 하나로 시민 참여형 투자 모델이 거론된다.
앞서 광주에서는 시민 참여 방식의 자금 조달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 당시 강위원 후보(현 전남도 경제부지사)가 선보인 시민 펀드가 대표적이다. 당시 1만명이 1만원씩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흘 만에 목표액 1억원을 채웠다.
강 부지사는 당시 시민 펀드에 대해 "선거 비용 마련 방식이었지만, 본질은 자금 조달보다 사람을 모으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패밀리랜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다만 대규모 민간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시민이 소액 참여 방식으로 시설 개선과 운영 논의에 함께하는 모델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단순 민간 위탁을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운영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최근 판다 유치 가능성 등 우치동물원 활성화 논의와 맞물려 패밀리랜드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부모 이모(37)씨는 "패밀리랜드는 아이들과 추억을 쌓는 공간"이라며 "시 예산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시민들도 함께 지켜낼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 한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지역 테마파크는 수도권보다 민간 투자 유인이 낮고 초기 투자 부담은 큰 구조"라며 "행정이 투자 문턱을 낮추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민간 위탁만으로 한계가 분명하다면 시민 참여형 방식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