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받은 ‘서울 선수단’ 언급 없자 재차 사과한 인천…‘물병 투척’ 사고 자진 신고제 운영·응원석 폐쇄 결단

강동훈 2024. 5. 1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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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인천유나이티드가 지난 11일 일어난 물병 투척 사고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1차 사과문에서 당시 피해를 받은 FC서울 선수단 및 관계자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두고 축구 팬들의 비판과 지적이 끊이지 않자 2차 사과문을 통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인천은 당시 그라운드 안에 물병을 투척했던 팬들에게 자진 신고를 받겠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이달 남은 홈경기 응원석(S구역)을 전면 폐쇄하는 등 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인천은 13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5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 종료 직후, 경기장 내로 물병이 투척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며 “해당 홈경기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구단은 다시 한번 원정팀인 FC서울 선수단 및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더불어 이로 인해 인천 시민들과 구단 팬들에게도 큰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에 대한 사실관계 규명 및 재발 방지 차원에서 우리 구단은 다음과 같은 후속 조치를 즉시 시행할 예정이며, 해당 조치에 대한 추호의 관용 및 예외는 없을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인천이 이같이 2차 사과문을 게시한 건, 앞서 1차 사과문 당시 피해를 받은 서울 선수단과 관계자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은 “K리그를 사랑하는 팬분들과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1차 사과문을 게시했다. K리그를 사랑하는 팬분들과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을 언급하긴 했지만, 정작 피해를 받은 서울 선수단과 관계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일절 없었다.

인천은 더불어 축구 팬들의 비판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까지 나서자, 빠르게 사고 원인 조사를 시작하고 재발 방지에 나섰다. 인천은 우선 13일부터 19일까지 자진 신고를 받는다. 자진 신고 시 향후 구단의 민·형사상 법적 조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구단 자체 징계만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진 신고하지 않을 경우 모든 증거 자료를 종합해 관할 경찰서에 고발 조치함과 동시에 구단의 모든 재정 피해에 대한 금전적 손해배상을 할 예정이다.

홈경기 안전사고 방지 대책으로는 우선 25일 광주FC전과 29일 울산HD전에서 응원석(S구역)을 전면 폐쇄한다. 이어 잔여 홈경기 전 구역 물품 반입 규정을 강화한다. 페트병 및 캔 등 경기장 반입 시 병마개 제거 후 반입하고, 또 응원 물품 사전신고제를 운영한다. 관람 문화 개선을 위한 클린 응원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은 앞서 1차 사과문에서 “향후 우리 구단은 물병 투척과 관련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팬들에게는 지속적인 안전 캠페인을 실시하여 인천이 보다 성숙한 응원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다시 한번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던 바 있다.

앞서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서울의 ‘경인 더비’에서 인천 팬들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제히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던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팬들에게 부모님 욕을 들은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서포터즈 쪽으로 돌아서서 두 팔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자 인천 팬들은 백종범의 도발에 분노해 물이 가득 들어찬 물병을 던졌다.

양 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인천 관계자들까지 급하게 뛰어나와 인천 팬들에게 물병을 던지지 말라고 제재하고, 장내 아나운서 역시도 물병을 던지지 말라고 방송했다. 그럼에도 인천 팬들은 물병을 던졌고, 이때 서울 주장 기성용이 물이 가득 찬 물병에 급소를 맞아 쓰러졌다. 기성용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서야 뒤늦게 일어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기성용이 물병에 급소를 맞는 장면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인천 팬들을 향한 비판과 비난은 잇따랐다. 다수의 축구 팬들은 커뮤니티와 인천 공식 SNS 등에 ‘선을 넘었다’ ‘K리그의 수준을 떨어뜨린다’ ‘미개하다’ 등 인천 팬들의 행동을 지적했다. 기성용도 “어떤 의도로 그렇게 물병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다. 머리에 맞았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면서 비판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하면서 안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구단은 ▲무관중 홈경기,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 , ▲응원석·원정응원석 폐쇄 등의 징계가 내려진다. 이날 경기 감독관은 인천 팬들이 물병을 투척한 원인부터 기성용을 비롯하여 다른 선수들이 물병에 맞았는지 여부, 물병 외에 다른 이물질이 그라운드 안으로 날아 들어왔는지 등을 조사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보고했으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조만간 징계 수위를 발표할 전망이다.

사진 = 골닷컴, 스카이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인천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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