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軍 본부에 묶인 계룡, ‘핵심지역 지원 특별법’ 더는 미룰 수 없다

김흥준 기자 2026. 2. 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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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준 논산·계룡 담당 국장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대한민국 국방의 심장부는 분명하다. 육·해·공군 3군 본부가 집결한 계룡시다. 전체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군사보호구역으로 내어준 채 육·해·공군 3군 본부를 모두 수용한 도시는 계룡이 유일하다.

이런 도시가 오로지 '안보를 위해 희생하라'는 말만 들으며 성장의 발목이 묶여 있다면, 그것은 국가적 자해다.

이응우 계룡시장은 최근 충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 '육·해·공군 등 3군 본부 핵심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공식 건의했다. 계룡시의 이번 제안이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국가안보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체계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계룡시 면적 60.72㎢ 가운데 무려 약 46%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충남 전체 면적의 0.7%에 불과한 도시가 대한민국 안보를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적 부담을 감안할 법적·재정적 기반은 전무하다. 지방교부세 산정 체계조차 군사보호구역 비율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미 해외에서도 국가 차원의 군사시설 주변 지역 지원 제도는 존재한다. 미국은 국방부 산하 '지역방위공동체협력국(OLDCC)'을 통해 군사기지 주변 커뮤니티에 재정·기술 지원과 인프라 확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지 주변 지역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교육·노동·인프라 등 기반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특정 지역에 부담을 지운다면, 그 대가와 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 전 세계는 다르다. 주요 군사기지 주변 도시들은 국가 정책으로 지원과 인센티브를 받으며 장기적 계획 아래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지금껏 그런 제도적 틀의 부재를 방치해왔다.

계룡시가 제안한 특별법에는 도시 균형적 이용과 개발계획 수립, 국방부 소유 부지 활용 특례, 지방교부세 등 재정적 근거 마련, 생활SOC 확충 지원 등이 명시돼야 한다는 점이 담겼다. 이는 단순한 '이익 요구'가 아니다. 국방기능의 안정적 유지와 지속가능한 지역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또한 이번 제안은 계룡시에만 머물 문제가 아니다. 평택, 동두천 등 군사시설 영향권에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지원체계 필요성이 거론돼 왔다. 특히 3군 본부가 모두 위치한 지역은 계룡이 유일하다. 이런 예외적 구조가 법적·제도로 보호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국가 안보의 허점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계룡시는 22년 넘게 '도농복합형 시'라는 법적 틀 속에서 개발 제한과 규제의 틈바구니에서 성장의 기회를 잃어왔다. 이제는 그 희생에 대한 국가적 보상과 지원을 요구할 때다. 국방중추도시의 기능을 국가가 어떻게 평가하고 제도화할 것인지는 향후 대한민국 안보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계룡의 외침을 이제 정부와 국회가 들어야 한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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