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야속해…포스트시즌 경기서 첫 ‘일시 중단’
22일 오후 4시 2차전 앞서 재개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열린다. 서스펜디드 게임은 일시 중단 경기로, 중단된 상황 그대로 이어서 하는 경기를 뜻한다.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6회초 비로 중단된 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결국 재개되지 못했다. 원정팀 삼성이 6회초 점수를 냈기 때문에 6회말 공격까지 완료하지 못한 채로 경기가 중단된 뒤 결국 다시 이어지지 못하면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성립됐다.
31년 만에 KIA와 삼성이 만난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3차례나 대형 방수포를 깔았다 걷었다 하는 우여곡절 속에 시작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KIA 선발 제임스 네일과 삼성 선발 원태인이 빼어난 투구로 접전을 끌고 갔다.
0-0의 균형이 깨진 것은 6회초였다. 삼성 선두타자 김헌곤이 볼카운트 2-2에서 네일의 5구째 스위퍼를 밀어쳐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다음 타자 디아즈가 볼넷을 골라나가면서 네일이 교체됐고 이어 등판한 KIA 장현식에게서 강민호도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무사 1·2루, 삼성 5번 타자 김영웅이 초구 볼을 고른 뒤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야구 규칙상 정식경기가 성립된 이후 원정팀이 점수를 내 앞서 나간 상황에서 홈 팀의 다음 이닝 공격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콜드게임이 아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다. 두 팀이 모두 공평하게 공격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사상 첫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1차전은 22일 오후 4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김영웅 타석 볼카운트 1B-0S 상태로 재개된다. 이 경기가 모두 끝난 뒤 1시간의 휴식을 갖고 나서 2차전이 시작된다. 오후 5시30분 이전에 1차전이 완료되면 2차전은 정상적으로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다. 양 팀은 사실상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22일에도 광주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비가 내려 경기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23일로 미뤄지고 전체적인 한국시리즈 일정도 모두 미뤄지게 된다.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만 하고 2차전만 미뤄질 수도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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