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몸 피 한방울 안남아.." 여친 살해 조현진, 2심서 징역 30년
항소심 재판부, 원심 형량에서 7년 늘려 선고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조현진(27)에 대해 항소심이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조현진 측은 형량이 높다고, 검찰 측은 낮다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원심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판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는 최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현진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도 명령했다.
조현진은 지난 1월 12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에 위치한 전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그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현진은 피해자가 이별을 통보하자 “짐을 찾으러 가겠다”며 메시지를 보낸 뒤 미리 구입한 흉기를 옷 속에 숨겨 집으로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진의 범행 당시 집에는 피해자와 그의 어머니가 함께 있었다. 그는 피해자를 욕실로 데려가 문을 잠근 뒤 흉기로 살해했다. 경찰은 범행 발생 4시간여 만에 자신의 원룸에 있던 조현진을 붙잡았다.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연 뒤 조현진의 얼굴과 이름, 나이 공개를 결정했다.
자신을 피해자 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이 사건을 알리면서 조현진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그는 청원 글에서 “우발적으로 한번 찌른 것이 아니다. (피해자는) 칼을 막으려 했음에도 조현진은 여러 번 칼로 찔러 언니의 몸에 피가 한 방울도 없도록 만들었다”며 “억울하게 죽은 저희 언니를, 저희 가족을 불쌍히 여겨 도와달라”고 적었다.
조현진은 그러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 현장에) 피해자 어머니가 계신지 몰랐다”거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조현진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게 보였고 재범 위험성도 높아 엄중한 형사처벌을 내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돼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충격과 공포는 가늠하기 어렵고, 사건 현장에 있던 어머니는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과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해온 점, 피고인의 나이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검찰과 조현진 측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조현진은 피해자가 자신과 부모를 무시하거나 비하해 분노와 증오심으로 저지른 충동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범행 당일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보면 그런 사실이 없어 인정할 수 없다”며 “조현진은 피해자 집에 들어가기 전부터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들어간 뒤 1분 만에 범행을 저지르는 등 살해할 결심을 확고히 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그러면서 “딸이 죽어가는 과정을 본 어머니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법원으로서 헤아리기 어려운 정도다. 유족에게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에 대해선 “무기징역을 고려했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며 자백하는 점을 보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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