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종아리·엉덩이 ‘저릿’…‘노화’ 탓했다가 큰코

김은진 기자 2026. 2.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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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요?] 하지동맥폐색증
동맥경화로 다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는 병
50대 이상 흡연자 중 종아리 통증 반복되면 의심
조기 치료 중요…발 괴사되면 다리 절단할 수도
하지동맥폐색증에서 가장 공통적이고 중요한 증상은 종아리 통증이다. 강북삼성병원

조금 걸었다 싶으면 종아리·엉덩이가 당기고 저릿저릿하지만 좀 쉬면 괜찮아진다면? 대개 노화 탓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허리나 무릎 문제로 여겨 정형외과를 찾곤 한다. 하지만 뼈나 관절을 치료해도 잘 낫지 않고 걷기가 영 불편하다면 한번쯤 의심해봐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하지동맥폐색증’이다. 

하지동맥폐색증은 이름 그대로 하지의 동맥이 막히는 질병이다. 걸을 때 다리 통증이나 경련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흡연, 비만, 식습관 서구화로 최근 발생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괴사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져 발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의심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이다.

◆하지동맥폐색증이란=다리를 지나는 동맥 혈관이 막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이다. 동맥 내벽에 칼슘·콜레스테롤·섬유조직이 쌓이면서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결국 혈관이 좁아지다가 막히게 된다. 주요 원인은 일반적인 동맥경화와 같다. 서구화된 식생활, 비만, 운동부족,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며, 흡연이 가장 위험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동맥폐색증은 발생 시기와 증상에 따라 만성과 급성으로 구분된다. 만성은 서서히 진행되며, 급성은 혈전이나 다른 물질에 의해 하지동맥이 갑자기 막히며 발생한다. 

◆주요 증상=만성 하지동맥폐색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걸을 때 나타나는 다리 통증이다. 이를 ‘파행증’이라 하는데, 일정 거리를 걸으면 종아리나 엉덩이가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5~10분 쉬면 사라진다.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만 통증이 발생하고 쉬면 증상이 가라앉는 특징을 보인다. 

이재준 강북삼성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종아리 통증이 가장 공통적이고 중요한 특징”이라며 “환자 중에서는 노화 때문에 종아리가 당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아리 통증은 노화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만성 하지동맥폐색증이 진행되면 손으로 만졌을 때 발이나 다리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푸르게 변한다. 또 발에 생긴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괴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하지에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반면 급성 하지동맥폐색증은 증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 창백함, 맥박 소실, 감각 이상, 마비 등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 갑자기 동맥이 막힌 경우 약 6시간이 지나면 괴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혈관외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동맥폐색증 환자 중 60~70대 노년층에선 마른 환자가 대부분이며 흡연율과 관련도가 상당히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강북삼성병원

◆진단과 검사=진단은 비교적 쉽다.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하는 ‘발목-팔 혈압지수’ 측정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 지수가 0.9 이하, 즉 발목 혈압이 팔보다 10% 이상 낮으면 하지동맥폐색증이 의심된다. 0.6 미만이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진단한다.

이 외에 혈류검사, 혈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혈관이 막힌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필요에 따라 복부 CT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시행한다. 

◆연령별 관리가 중요= 하지동맥폐색증은 생애 전반에 걸친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젊은 성인기에는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이 핵심이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식단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해야 한다. 금연은 필수이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의 기본이다. 

중년 이후에는 비만과 당뇨 같은 대사질환 관리가 중요하다. 이들 질환은 동맥경화증의 대표적인 위험 인자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걷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건강검진에서 동맥경화 소견이 발견됐다면 정기적인 혈관 검사로 상태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다리 통증이나 감각 이상, 피부 색깔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준 교수는 “젊은 환자의 경우 비만과 관련이 높지만, 60~70대 노년층에선 마른 환자가 대부분이며 흡연율과 관련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한다. 

◆치료는 단계별로= 초기 만성 동맥폐색증으로 파행증만 있는 경우는 보존적 치료가 진행된다. 즉,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는 위험요소를 줄이거나 피하고 적당한 운동, 체중 감량, 식이요법 등을 시행한다. 

수술적 치료는 죽상판절제술, 혈관성형술 및 동맥간우회술 등과 함께 혈관 내 치료로 풍선성형술, 스텐트삽입술, 스텐트-이식편 삽입술 및 죽상판제거술 등이 진행된다. 

급성 동맥폐색증일 땐 혈전 확산을 막기 위해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약제를 투여하는 항응고 요법이나, 동맥폐색을 일으킨 혈전을 수술이나 녹여 없애는 혈전 제거 및 용해술이 시행된다. 괴사가 진행된 경우에는 응급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 교수는 “혈관 수술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전신마취를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수술 위험도도 높아진다”며 초기 발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그러면서 “증상 초기에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며 “ 다리 통증과 피부 상처가 몇달 간 계속된다면 혈관외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이재준 강북삼성병원 혈관외과 교수, 질병관리청, 대한혈관외과학회

건강은 행복의 기본이자 최고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묻습니다. ‘건강하세요?’ 넘쳐나는 건강 정보 속, 따뜻한 안부 인사 같은 이 코너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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