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가삼현 부회장 "조선업 10년 상승 사이클 시작했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지주회사)은 올 상반기 매출 8조963억원, 영업손실 6651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3사가 올 들어 지금까지 192억9000만달러(약 26조원)어치를 수주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을 이끌고 있는 가삼현(65) 부회장은 지난 18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이 2019년 바닥을 쳤지만 당시 저가 수주 여파가 지금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도 “대형 악성 프로젝트를 대부분 해소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3D 산업에서 2D 산업으로… 한국조선해양 3분기부터 흑자 전환”
가 부회장은 3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것과 관련, “조선업 수주가 2020년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수주 단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고 했다. 조선 업황은 30년 단위로 움직이는 매크로 사이클(대형 경기순환)과 10년 단위로 움직이는 마이크로 사이클(소형 경기순환)이 있는데, 적어도 마이크로 사이클은 상승 국면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한국조선해양 같은 대형 조선소는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컨테이너선으로 2025년까지 물량이 다 채워져 있다”며 “지금 LNG선은 아무리 비싼 값에 발주를 해도 배를 만드는 작업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탄소 중립 등 환경 규제도 고부가 선박 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탄소 배출이 크게 감축된 엔진과,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나 암모니아 연료 선박 등 친환경 기술을 앞세워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 부회장은 “조선업의 핵심 화두는 디지털·탈탄소라는 2D(Digitalization·Decarbonization)”이라면서 “기술 혁신을 통해 현재 2~3년 정도인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조선소의 설계·생산공정이 디지털화가 이뤄지면 위험하고 힘들었던 용접 공정을 로봇이 대체해 전체적인 생산성도 30% 이상 향상될 것”이라며 “조선업이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미래 위해 대우조선해양 문제 빨리 결정해야”
그는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 부회장은 “2015년 조선업 전체가 수주 불황과 적자에 시달릴 때 정부가 외부 기관에 맡긴 컨설팅에서 조선 3사 체제로는 한국 조선업이 생존할 수 없다고 나온 결론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보고서는 대형 조선 3사 체제로는 글로벌 수주전에서 제 살 깎아먹기식 저가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대우조선해양은 자체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등을 우려한 정치권의 압력으로 보고서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대신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대우조선해양에는 2015년부터 약 7조1000억원의 공적 자금이 들어갔다.
가 부회장은 “우리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국내 조선 3사 체제보다는 2사 체제가 생존 확률이 높고 조선산업 전반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9년부터 추진해왔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은 독점을 우려한 유럽연합(EU) 반대로 최근 무산됐다. 그는 “민간 기업들은 적자가 나면 기존 대출도 갚으라고 한다. 스스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진짜 뼈를 깎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며 “대우조선해양도 국가가 도와줄 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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