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엔화 오를 차례" 서학개미도 '강세' 베팅 ETF 1조원 뭉칫돈 전망

"이번엔 엔화 오를 차례" 서학개미도 '강세' 베팅 ETF 1조원 뭉칫돈 전망

사진=나남뉴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와 엔화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엔화 가치 상승만큼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인베스코 커런시 셰어스 일본 엔 트러스트(FXY)’의 순자산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46% 증가해 7억2600만달러(약 1조원)를 달성했다.

FXY 상품은 엔화 현금만 100% 보유한 투자 상품으로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자마자 일주일 동안 약 1억5000만달러(약 2120억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SBS뉴스

심지어 지난 4일에는 단 하루만에 1억달러가 넘는 순유입이 발생해 업계 관계자들조차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기간 엔·달러 환율은 약 3.8% 올랐으며 이는 연초보다 10% 넘게 오른 수치다.

FXY는 엔화 현금을 직접 보유하는 것과 같은 원리지만, 연간 운용보수 0.4%를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하는 이유는 거래가 용이하고, 환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 때문이다.

엔화 대비 원화값이 추락하자 국내 투자자들 역시 FXY 매집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4~11일 일주일에 걸쳐 FXY를 1460만달러(약 20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캐리 트레이드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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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매도, 매수액을 비교해보면 매수액은 1560만달러(약 220억원)에 달했고, 매도액이 100만달러(약 14억원)로 집계돼 투자자들이 ‘엔화 롱’에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FXY에 투자한다면 엔·달러 환율 외에도 원·엔 환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엔화 대비 원화값은 998.91원으로 올해 초보다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 8일 1020원대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 800원대였던 시기와 비교해 반년만에 20%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엔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나 지정학적 갈등, 경기 침체 우려 등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고 있다. 최근 미국발 상호관세로 인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격화되자 달러인덱스는 1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지면서 엔화 수요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엔고가 가속화하면 그동안 해외로 나갔던 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앤케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은행에서 금리를 올리자마자 해당 현상이 나타나 블랙 먼데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엔고 현상의 경우 앤캐리 트레이드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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