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탱이” “졸렬” “겁박정치”···홍준표 향해 당내 비난 속출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향해 연일 강성 발언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22일 국민의힘 내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홍 시장이 당내 인사들에게도 날선 비판을 내놓는 데 대해 누적된 반감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의 의도와 달리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홍 시장께서 대구시장도 바쁘실 텐데 늘 하루에 몇 번씩 분노에 찬 언어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총선 말아먹은 애’라고 하는데 (홍 시장은) 대표 시절에 지방선거에서 거의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당시 지방선거 과정에서) 심지어 후보들은 대표가 올까봐 도망갔다”며 “본인은 지방선거를 말아잡수신 영감탱이 소리를 들으시렵니까”라고 되물었다.
조해진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홍 시장이) 대통령 만나고 나서 계속 저러고 계신데 무슨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싫다는 거 아닌가”라며 “계속 후배한테 고춧가루나 뿌리는 건 당의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졸렬하고, 좀 그렇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비판은 홍 시장의 발언이 당내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친윤석열(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당의 분란이 오는 말씀들은 조금 줄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같은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홍 시장의 ‘새 살림 차리는 게 (당에) 희망이 있겠다’는 발언을 겨냥해 “홍 시장님, 더 빨리 나가셔도 좋다. 아무도 안 따라 나갈 것”이라고 했다. 비윤석열(비윤)계 김웅 의원은 이날 SNS에 “누가 들으면 30년 간 당 지킨 줄 알겠다”라고 적었다.
홍 시장이 과거 당 인사들을 맹폭했던 점도 당내 반발이 공개적으로 나오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홍 시장은 김 전 최고위원이 지난해 3월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자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총선에 아무런 도움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 시장과 조 의원은 2020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홍 시장은 이 의원을 비롯한 당내 친윤 의원들에게도 날을 세운 바 있다.
홍 시장의 의도를 떠나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몸집을 키워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을 가장 많이 띄운 건 홍 시장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또 “(홍 시장이) 이 당에 남아 있지 않을 것처럼 겁박하는 정치를 하게 되면 당의 본류를 지켰던 분이라고 얘기하기 어렵지 않나”라며 “지난 번(2020년 총선) 공천을 못 받고 당 떠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도 “홍 시장이 당 대표 선거에 나와서 서로 간 공방을 통해 그 문제는 정리할 수 있는데 (한 전 위원장에게) 나오지 말라는 건 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최근 한 전 위원장을 ‘어린 애’로 표현하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도 SNS에서 “문재인(전 대통령)을 믿고 우리를 그렇게 못 살게 괴롭힌 어린 애에게 또다시 점령당하란 말인가”라고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했다. 그는 전날에는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무슨 당이 배알도 없이 우리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애한테 굽실거리기보다는 새살림을 차리는 게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탈당 시사 등의 해석이 나오자 이날 “내가 지난 30여년간 이 당을 지키고 살려온 사람인데 탈당 운운은 가당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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