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선보인 ‘사이버캡’…요금 ‘택시 10분의1’ 가능?
상용화되면 운송업 분야 ‘새 지평’ 가능성
스티어링휠 등 차량 통제장치 전혀 없어
운송·여행용 로보밴·개인 로봇도 선봬
“지난 발표 재탕, 안전성 데이터 없다” 비판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택시인 ‘사이버캡’ 시제품을 11일 공개했다. 택시비는 1마일(약 1.6㎞)당 30센트(한화 약 400원) 선까지 내려갈 수 있어 사실상 버스보다 저렴하다. 승용차 대신 사용될 경우 운송수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적으로 지난 발표와 비교해 새로울 것이 없고 자율주행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되고 있어 단순히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테슬라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계한 영상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로스앤젤레스(LA) 버뱅크에 있는 워너브러더스 영화 촬영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사이버캡(CyberCab)’ 시제품을 선보였다.
◆걸윙 투도어, 무선충전 기능까지 = 이날 공개된 사이버캡을 외관부터 뜯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2도어 디자인이다. 양측 문이 하나씩만 달려 있는데다 스포츠카처럼 양쪽 문이 하늘 방향으로 열리는 ‘걸윙도어(gull wing door)’를 적용했다. 운전자가 없고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2인승이다.
외관에 전기차 충전을 위한 충전구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로보택시는 비접촉식 무선 충전(inductive charging) 방식을 적용해 차체에 충전구나 플러그가 별도로 없다. 외부가 매끈한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량 내부로 들어가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자동으로 열리는 걸윙도어 안으로 보이는 차량 내부에는 디스플레이 화면만 설치돼 있을 뿐, 운전에 필요한 스티어링 휠(핸들)이나 엑셀·브레이크 같은 페달이 없다. 지금까지는 자율주행을 하더라도 운전자가 주행상황을 감독해야 하지만, 사이버캡은 차량을 제어할 장치가 전혀 없다. 완전무결한 자율주행 기술이 갖춰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시제품을 발표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테슬라 측은 가격 경쟁력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차량은 1대당 3만달러(한화 약 4000만원) 미만이 될 것”이라며 “2027년 이전에 (대량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스보다 저렴한 운임 = 로보택시의 최대장점은 기존 대비 효율이 극대화된 운임료다. 머스크는 “버스의 평균 이용 가격은 1마일당 1달러 정도인 반면, 사이버캡의 운영 비용은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1마일당 20센트 정도가 되고 세금과 기타 모든 것을 포함한 가격은 1마일당 30센트 또는 40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6㎞를 한화 약 400원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농민신문사가 있는 서울 서대문에서 서울시청까지는 도로상황에 따라 길이 다르지만, 약 2.4㎞ 정도다.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 경우 4~8분 가량 걸어야 하는 수고를 제외하고도 1500원가량의 교통비가 들지만, 로보택시를 부르면 608원 정도면 시청 문 앞에 당도할 수 있다. 일반 택시비(5000~7000원)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로보택시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호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로보택시를 소유하게 될 경우 애플리케이션에 로보택시를 등록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일론 머스크는 설명했다.
◆일하는 로봇 시대 성큼, 옵티머스 최신 버전 선봬 = 이날 행사에는 20인승 규모의 자율주행 전기 밴인 ‘로보밴’과 개인용 로봇인 ‘옵티머스’ 최신 버전도 선보였다.
머스크는 로보밴을 물품 운송용으로 사용하거나 단체 여행의 비용을 낮추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어 도시 내 많은 차량으로 인한 고밀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옵티머스에 대해 머스크는 “여러분은 자신만의 개인 로봇을 가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자동차보다 저렴한 2만~3만달러(한화 약 2700만원~40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술적 근거 부족, 비판적인 여론도 = 사이버캡 공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미 발표된 내용들에 불과해 새로울 것이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앞서 7월 머스크는 ‘올해 말 자율주행 완성’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특히 앞으로 ‘로보택시’가 풀어야 할 핵심인 안전성에 대한 근거나 데이터미치 제공이 없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올해 테슬라는 자율주행 관련 사고로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기도 한데다 필요한 규제 승인을 받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 경우 머스크의 주장처럼 2026년 상용화가 아니라 출시 시점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진 먼스터 딥워터에셋매니지먼트 매니징 파트너는 “테슬라가 기술을 제대로 갖추는 데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규제당국 승인을 받는 데 최소 추가 2~3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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