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김무열, 분노를 넘어선 위로로 완성한 '진짜 어른'의 얼굴 [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6. 6. 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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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참교육’서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 역 맡아
배우 김무열 ⓒ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김무열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이후 다시 한 번 홍종찬 감독과 손을 잡고 내놓은 신작 '참교육'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분과 통쾌함을 동시에 획득하며 공개 이후 2주 연속 글로벌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넷플릭스 TOP10 웹사이트에 따르면 '참교육'은 공개 2주차에도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1위를 기록했다. '참교육'은 21,1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와 225,800,000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을 포함해 일본, 싱가포르 등 46개국에서 1위를 석권했다. 또한 미국, 영국, 인도, 프랑스, 독일, 호주, 멕시코, 브라질 등 총 91​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총 10편으로 구성된 '참교육'은 피해자의 편에서 학교를 바로잡는 교권보호국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드라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과 교육의 의무를 저버린 교사, 이기적인 극성 학부모까지 다양한 이들 때문에 교육환경이 무너져가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을 필두로 한 교권보호국이 창설되고 교권보호국의 사이다 감독관 나화진(김무열)과 특전사 출신 감독관 임한림(진기주), 카이스트 출신 천재 사무관 봉근대(표지훈)이 한 팀이 되어 문제적 인간들에게 참교육을 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김무열은 극중 교권보호국 현장감독관 나화진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앞서 이끌며 내러티브 전반을 단단하게 책임졌다. 나화진은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위압적으로 보이지만 매번 피해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피해자를 보듬는 인물이다. 김무열은 나화진 역을 통해 가해자는 올바르게 인도하고 피해자에게는 치유를 건네는 등 현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이상적 인물을 깊이 있는 내면 연기와 거침없는 액션으로 펼쳐냈다.

배우 김무열 ⓒ넷플릭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김무열은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 1위에 꽤 고무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작품의 주요 소재들의 모티브가 현실 세계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는 만큼 답변 하나 하나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2주 연속 글로벌 흥행 1위를 차지한 '참교육'의 타이틀롤을 맡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이 나올 정도지만 김무열은 극의 흥행과 호평의 공을 10편의 각 에피소드에 출연했던 학생 역 배우들에게 돌리며 특유의 겸손한 태도를 드러냈다.

"공개 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보시겠다는 기대는 있었지만 해외에서도 좋아하실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국내 특유의 교육 방식이나 관계성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실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말레이시아의 한 교사분에게 재미있게 봤고 공감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깨달았어요. 부모 혹은 선생님, 학생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전 세계가 다 똑같구나 싶더라고요. 저 역시 막 학부형이 된 초보 아빠로서 이번 작품의 10가지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여러 입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어요. 우리 드라마의 순기능이 아닌가 싶어요."

'소년심판'과 '디어 마이 프렌즈' 등 사회적 메시지와 등장인물을 향한 따뜻한 시선 등의 인상 깊은 연출을 선보여온 홍종찬 감독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눈이 부시게' 등 따뜻한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날카로운 사회적 시선을 견지해왔던 이남규 작가 등 명품 제작진도 김무열의 출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홍종찬 감독님과 함께 한 전작 '소년 심판'을 하기 전 소년범에 대해 뉴스에서나 접했던 것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소년범과 관련한 실제 재판 참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실제 판사님들이 어떻게 판결을 내리시는지 직접 참관한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판사님의 한마디가 소년의 앞으로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결정이기에 그 무거움이 잘 와닿았죠. 판사님들과 인터뷰를 하며 여러 사례도 들었고 판사님의 인간적 성향도 보게 됐고요. 홍 감독님이 나서셔서 연기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어요. 작업하는 내내 아이디어나 고민이 있어서 감독님께 말씀드리면 제가 요청드린 것 이상으로 리액션과 에너지를 주셔서 늘 든든하고 믿음이 갔죠. 이번 작품에서도 문제에 대한 시선이 섬세하고 또 민감하면서 신중할려고 최선을 다 하시는 모습이 느껴졌어요. 감독님과는 믿음이 공고히 쌓였고 다음 차기작도 함께 합니다. '참교육'을 하면서 물리적으로 10개의 다른 이야기들을 다루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계속 새롭게 바뀌는 배우들과 앙상블을 만드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죠. 그런데 감독님이 절대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감독님을 보면서 오히려 위안과 용기를 얻었죠."

배우 김무열 ⓒ넷플릭스

김무열은 최근 할리우드 스타 존 시나가 자신의 SNS에 '참교육' 속 김무열의 이미지를 직접 올리는 등 뜻밖의 샤라웃을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김무열 자신도 배우 인생에서 즐거운 기록의 한 페이지를 추가한 셈이고 한마음 한뜻으로 고생한 제작진과 배우들 또한 함께 보답받는 경험이 추가된 셈이다. 작품의 공개이후 전 세계적 인기를 몸소 느끼게 되는 즐거움도 얻었지만 김무열이 출연 결정 과정부터 촬영 기간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나화진을 통해 작품의 본질에 다가서는 것이었다. 

"나화진에게는 전 여자 친구였던 최가윤 선생님의 죽음이 있었고 그 일을 계기고 교권보호국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에는 최가윤 선생님의 교육관이 중요했죠. 극중 대사에서 자연인 김무열에게 가장 와닿았던 대사는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였어요. 나화진이라는 인물을 고민하면서 '그가 마음속 깊이 믿고 따르는 최가윤이라면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남겼을까'를 상상해 봤죠. 처벌이 전부가 아니고 처벌 이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했어요. 화진은 그걸 믿고 교권국 활동을 하는 거니까요. 사실 대본에는 없는 말이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최가윤이라면 이런 말을 했을 것 같았어요. 현장에서 툭하고 던져 봤는데 실제 저에게도 큰 위로를 주더라고요."

배우 김무열 ⓒ넷플릭스

10화의 에피소드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학교와 학폭 가해자들이 등장한다. 성인 악역보다 더 독하고 악랄하게 표현된 학생 빌런들은 주로 신인 배우들의 몫이었다. 각 에피소드의 일부 장면은 시청자들의 극심한 분노 버튼을 누르거나 인터넷 밈의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극중 역대급 문제아들 혹은 문제 학부모들과의 대립 신에 대해 김무열은 상대 배우에 대한 극찬으로 대답을 이어갔다. 

"10편의 에피소드 동안 신인 배우들이 판을 너무 잘 깔아줘서 저는 그저 받아먹었을 뿐이에요. 앙상블이 정말 좋았죠. 1화에서 국회의원 아들 류준형 역할을 했던 이승규 배우나 8화에서 하트약을 먹고 공부한 정현민 역의 김태영 배우는 이번이 첫 연기였는데 너무 잘해서 저와 감독님 모두 깜짝 놀랐어요. '우리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다'로 유명해진 5화 우진 엄마 역 박지연 씨는 '소년심판' 때 조용하고 조신한 임산부를 연기했던 배우인데 이번에 첫 대면 촬영을 할 때 연기를 너무 소름 돋게 잘하셔서 끔찍하고 무섭더라고요. 6화에서 촉법소년 민지웅 패거리를 연기한 장요훈 배우 등은 실제 삭발 투혼을 펼치는 등 대단했죠. 실제로는 다들 성인인데 자기들끼리 합숙하며 밤새 준비를 해왔어요. 촉법소년 이상으로 날뛰며 연기해 줬죠. 화면에선 무서웠지만 쉬는 시간에는 자기들끼리 중학생처럼 쇼츠도 찍고 춤 연습도 하면서 되게 친하게 지내더라고요."

'참교육'의 흥행은 김무열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드라마 여성 캐릭터 중 가장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매력으로 가득했던 특전사 출신 감독관 임한림을 연기한 진기주를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권에 올려 놓았고, 가수 활동 당시 피오로 더 유명했던 표지훈은 연하남 카이스트 출신 천재 사무관 봉근대 역을 맡아 코믹한 매력을 지닌 뇌섹남 캐릭터를 선보이며 배우 호칭이 부끄럽지 않은 대표작을 내놨다. 

"1화에 평소 잘 쓰지 않는 강렬한 대사들이 집중되어 있어서 연기 톤을 잡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교권국의 출범을 혼자 감당해 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2화에 지훈이가 들어오고 3화에 기주가 등장하면서 부담을 덜고 너무 행복해졌죠. 표지훈 배우가 대본에도 없는 '오징어를 말린다'는 대사에 애드리브를 쳐 줄 때는 짜릿했어요. 이성민 선배님과 티격태격할 때는 선배님을 향한 무한한 신뢰와 존경이 있기에 제가 더 많이 까불 수 있었죠. 선배님이 겉으로는 안 받아주시는 것 같으면서도 멋진 애드리브를 툭 던져주셨어요."

배우 김무열 ⓒ넷플릭스

제작 초창기 원작 웹툰으로 인한 논란도 있었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있었던 각종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기에 이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현실에서도 교권보호국을 설치하자는 논의가 시작됐고 교권보호국이 가해자들을 폭력으로 교화하는 일부 장면에 대해서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는 중이다. 드라마의 방영이후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논의들에 대해 김무열은 조심스럽지만 책임감 있는 소신을 밝혔다. 

"우려에 대한 부분은 잘 알고 있었고 조심스럽게 다루려 노력했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소중하게 귀담아들으려 합니다. 교육 현장의 문제는 전문가들조차 쉽게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첨예하잖아요. 우리 작품은 어려운 지점에 대해 화두를 던져 다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은 제작진이 98%를 만들지만, 나머지 2%는 시청자가 보고 느끼시는 것으로 완성된다고 봅니다. 사적 제재 논란에 있어서도 나화진은 약혼녀의 죽음이라는 사적 감정을 철저히 경계하고 최가윤의 마음을 고민하며 행동한 인물이에요. 마지막에 조규철을 용서하는 장면이 사적 감정이 없었음을 드라마틱하게 증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데뷔 후 20여년을 배우로 지내오며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가치는 책임감인 것 같아요. 말이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똑같이 잘 책임지면서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어가려고 해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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