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시간은 단 4분! 우리가 알아야 할 ‘심폐소생술’

심장은 수많은 원인에 의해 멈출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목격자의 빠른 ‘심폐소생술’이 이뤄진다면 심장박동이 멈췄을 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심폐소생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은 심장이 멈췄을 때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도록 개발된 응급치료법이다.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해 주는 것으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시행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심폐소생술이 중요한 것은 시행 여부에 따라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과 뇌기능의 회복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심장마비 초기 CPR 시행, 생존율 2.2배 높여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이 발표한 <2021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에 의하면, 2021년 심장마비가 와서 119구급차로 이송한 환자는 3만 3,235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64.7명이었다. 이들 중에는 7.3%만이 생존할 수 있었는데, 특히 목격자의 빠른 신고와 심폐소생술을 받은 경우 생존율이 2.2배로(11.6%) 증가했다. 또 생존자 중에선 4.4%가 혼자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될 수 있었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주변 사람들이 시행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건진 것이다.

[심폐소생술 잘못했다가 고소당한다?]
응급환자를 살리다가 발생한 사상에 대해선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생과 사를 가르는 4분!

“심장마비 환자의 골든타임은 4분”이라는 언론의 보도를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왜 4분일까? 심장마비는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 기능이 갑자기 정지되어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심장이 멈춰 뇌로 가는 혈액은 4~5분만 중단되도 영구적으로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달려왔다고 하더라도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면 생사가 갈리고 만다. 운 좋게 생존하더라도 심한 뇌손상으로 의식이 없거나 심장마비 이전의 지능을 회복하지 못해 직장이나 사회생활로 복귀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심폐소생술 배울 수 있는 곳은?]
CPR 교육은 각 지자체, 국민안전체험관, 대한적십자사, 대한심폐소생협회 등지에서 배울 수 있다. 최근엔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일반인들의 사례가 전해지며 심폐소생술을 배워두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CPR 정확도에 따라 예후 달라진다

심폐소생술은 가슴을 압박하는 손의 위치, 분당 압박횟수와 깊이 등 정확도에 따라서 생존 및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따라서 가장 최근에 개정된 <2020년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는 구급상황(상담)요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이는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성인의 심폐소생술은 인공호흡보다는 가슴압박을 먼저 시작하도록 한다. 인공호흡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보다 가슴압박만 하더라도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압박의 위치는 ▲ 가슴 정중앙 ‘복장뼈의 아래쪽 1/2’ 부위이다. ▲ 이곳에 손바닥 뒤꿈치를 올려놓고 그 위에 다른 손을 올려서 겹친 뒤 깍지를 낀다. ▲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서 ▲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한다. ▲ 분당 100~120회의 속도와 약 5㎝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

소아는 질식에 의한 심장정지의 경우가 많으므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함께 반복해야 한다. 만1세부터 8세 미만의 소아가 반응이 없거나 숨을 헐떡이는 상태라면 ▲ 한 손 또는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이용해 ▲ 가슴 정중앙 ‘복장뼈 아래쪽 1/2’ 부위를 분당 100~120회 속도와 4~5㎝ 깊이로 30회 압박한 후 ▲ 가슴 상승이 확인될 정도로 1초 동안 인공호흡을 2회 시행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유의할 점은 가슴압박 이후에는 가슴이 정상 위치로 돌아오도록 이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혈류가 심장으로 충분히 채워진다. 또 구조자가 여럿일 경우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2분마다 교대해(5초 이내) 질과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심장정지는 발생을 예측하고 어렵고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심폐소생술은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우리가 심폐소생술을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이유다.


정아람 기자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소방청 <2021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
              질병관리청, 대한심폐소생협회 <2020년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 머니플러스 2022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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