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하반기 출시된 기아 더 뉴 K8은 준대형 세단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한 달 6천 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판매량이 급감했다. 고급감과 첨단 사양을 앞세웠지만 그랜저와의 경쟁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실제로 K8은 나파 가죽 시트, 뒷좌석 전동 시트 등 고급 트림 위주의 구성을 선택해 프리미엄 전략을 펼쳤지만, 중간 트림 소비자 입장에선 가성비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반면 그랜저는 하위 트림부터 옵션 구성이 탄탄해 다양한 소비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브랜드 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랜저는 오랜 기간 준대형 시장의 상징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법인·택시·렌터카 시장에서도 신뢰도가 높다. 반면 K8은 K7에서 이어진 모델명이 바뀌며 충성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역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동일한 시스템을 적용했음에도 그랜저는 더 높은 연비와 정숙성을 제공해 하이브리드 수요를 흡수했고, 실제 연비 효율은 그랜저가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디자인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K8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관 변화가 아닌, 트림 구성 재정비, 가격 전략 조정, 브랜드 신뢰 회복 등 전략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